한국당 "비례한국당에 黃대표는 안 가"…다각도 시뮬레이션

기사등록 2019/12/26 19:09:04

"선거법 통과되면 바로 창당 준비, 발기인 서명 돌입"

"당명은 '비례한국' 아냐…여러 후보명 놓고 논의 중"

"위성정당 의원 구성 논의 중이지만 황교안은 아냐"

"당 대표가 사퇴하고 다른 당 간다는 건 말도 안 돼"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모든 의원들이 입장후 자리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2019.12.23.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모든 의원들이 입장후 자리하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2019.12.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승주 문광호 기자 = 자유한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선거법 개정안을 포기하라는 최후통첩을 날리며 마지막까지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선거법이 통과된다면 '비례한국당'으로 알려진 위성정당 창당 단계로 거침없이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한다면 비례민주당을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부터 하라"며 "불안감을 가진다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포기하라. 그러면 비례한국당을 안 만들겠다"고 압박했다.

조경태 한국당 최고위원은 "한국당은 내일 선거법이 통과되면 바로 즉시 그에 상응하는 비례한국당을 만들 것"이라며 "몰상식한 여권 정치인들이 자신들 기득권 이익을 위해 꼼수를 두다가 결국 자충수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김순례 최고위원은 "한국당은 비례한국당을 만들겠다"며 "심상정표 코미디쇼가 어떻게 허망하게 망가질 수 있는지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꼼수에는 묘수를 써야한다는 옛말이 있다. 그것만이 꼼수 선거법을 반대하는 국민들의 뜻을 받드는 길이기 때문"이라며 "선거법이 이대로 통과된다면 비례대표한국당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확고하게 못을 박았다.

[서울=뉴시스] 이종철 기자 =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이 종료 된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법 등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9.12.26.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종철 기자 =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이 종료 된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6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법 등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email protected]
한국당은 선거법이 통과되면 바로 위성정당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범여권이 주장하고 있는 선거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이전보다 정당 득표율이 중요해진다. 당 지지율에 비해 지역구 당선자가 많은 한국당은 현재 갖고 있는 비례의석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비례대표만을 위한 위성정당을 따로 만들어 의석을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비례한국당이 만들어질 경우 지역구는 자유한국당 후보자를, 정당투표는 비례한국당을 찍어달라고 유권자들을 유도하게 된다.
 
위성정당 관련 TF(태스크포스) 팀장을 맡고 있는 원영섭 한국당 전략부총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당내에서 관심도 많고 우려도 많다보니 의견이 많이 나온다. 그분들의 모든 의견이 고려되고 여러 시뮬레이션도 거친 상태"라며 "선거법이 통과되면 바로 (위성정당의) 창당 준비로 넘어갈 준비가 됐다고 보면 된다. 다음 단계는 발기인 대회에서 발기인들에게 서명을 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위성정당 명칭은 앞서 거론됐던 '비례한국당'이 최선이었으나 부득이하게 포기했다. 같은 이름의 정당이 이미 누군가에 의해 창당된 상태여서, 한국당은 '비례한국당' 관계자와 창당준비위원회를 함께 할지 아니면 다른 이름으로 독자노선을 갈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고심 끝에 다른 당명을 쓰는 것으로 결정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재원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2.26.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재원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비례한국당 측과 통화했는데, 우리와 같이 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판단해 독자적으로 당을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명에 대해서는 몇 개 후보가 추려졌지만, 그 이름으로 또 다른 정당이 창당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우려해 지금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이 위성정당을 창당하는 절차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향후 위성정당이 생겼을 때 한국당 지지자들이 이를 정확히 인지하고 실제 투표로 이어질지 여부다. 당명도 '비례한국'을 쓰지 못하는 상황인데다, 선거를 앞두고 한국당과 비슷한 정당명이 여럿 등장할 경우 고령의 유권자 등이 혼동할 우려가 크다.

이에 대해 박완수 사무총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위성정당이 앞 번호를 받아야 유리하니 이를 위해 국회의원 수를 어느 정도 확보하는 방법 등을 포함해 다양한 방법들을 모두 검토하는 중"이라며 "위성정당으로 한국당 비례대표 의원들이 갈 수도 있지만, 그 구성과 관련해 당에서 최종적으로 결정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위성정당의 인지도를 높이는 방안도 최대한의 득표를 위해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 개인적 인지도가 높고 한국당의 상징성을 갖고 있는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가 위성정당으로 가는 방법이 일부 언론 등에서 거론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 정책위의장은 "황 대표가 가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당 대표 사퇴하고 다른 당으로 가라는 말인가"라고 되물으며 "의원들과 관련한 것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부인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와 김재원 정책위의장 등 의원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수처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2.26.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와 김재원 정책위의장 등 의원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수처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선거운동의 한계와 홍보의 어려움 등도 지적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한국당이 소위 비례한국당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비례대표 등록을 전면 포기해야 하고, 그렇다 하더라도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선거운동이 어렵다는 말도 나오는데, 한국당 선거운동할 때 옆에서 따라다니는 것만으로도 (한국당 위성정당이란 홍보) 효과가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이미 창당한 '비례한국당'과 혼동할 우려에 대해서는 "비례한국당에 의원이 없을 경우, 당 기호가 50위권 밑으로 내려가게 돼 투표용지에서 시야 밖으로 멀어질테니 큰 문제가 안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치학 박사인 장성호 건국대 행정대학원장은 "비례대표 의원들이 탈당을 하면 의원직을 잃지 않나. 현직 비례대표는 (위성정당으로) 못 갈 듯 싶고, 정치신인이나 황 대표 라인업에 있는 상징성 있는 인물들이 갈 것이라고 본다"며 의원 구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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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비례한국당에 黃대표는 안 가"…다각도 시뮬레이션

기사등록 2019/12/26 19:09:0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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