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탈리아가 내년 1월1일부터 페이스북과 구글 등 미국 정보기술(IT)기업을 겨냥한 디지털세를 도입한다. 프랑스에 이어 두번째다.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탈리아 의회는 내년 1월1일부터 이탈리아에서 550만유로(약 71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거나 전세계에서 거둔 매출이 7억5000만유로 이상인 기업에 대해 디지털 분야 매출의 3%에 달하는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디지털세는 페이스북과 구글을 비롯한 거대 IT기업들이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와 룩셈부르크 등에 본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실제 수익을 얻는 국가에 법인세 등을 거의 납부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고안됐다.
WSJ는 이탈리아가 매년 7억 유로에 달하는 신규 세수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예산안의 일부로 디지털세를 통과시켰지만 유럽연합(EU)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시행 시기를 연기해왔다.
EU는 연초 EU 차원의 통일된 디지털세 도입을 추진했지만 미국 기술기업의 지역 본부가 있는 아일랜드와 룩셈부르크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WSJ는 광고와 클라우드 컴퓨팅, 뿐만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분야 미국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보복 관세 부과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이탈리아마저 디지털세를 도입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OECD 차원의 합의점을 도출하라는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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