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본토 및 세계 각국으로 홍역바이러스 옮겨질 가능성 있어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연말 휴가철을 맞아 태평양 섬나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증가하면서, 홍역 바이러스의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령 사모아, 통가, 피지 등에서 최근 수주간 홍역환자 추가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게다가 연말 휴가 기간동안 이 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홍역이 미 본토 등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 보건 기관 관계자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령 사모아 경우 지난 9월 이후 54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사망자 수가 무려 79명이나 된다. 사망자의 60% 이상은 6세 이하 어린이이다. 인구 약 20만명의 미국령 사모아에는 이달초 홍역 비상사태가 내려져,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홍역 백신 의무 접종이 실시되기도 했다.
통가에서는 500명 이상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고, 피지에서도 20명 이상의 발병이 보고됐다.
이들 국가에서는 열악한 의료 인프라 뿐만 아니라 홍역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인해 백신 거부 움직임이 확산돼 홍역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국제 보건 기관 관계자들은 미국령 사모아 등 인근 도서국가들에 전문가들을 파견해 홍역 백신을 접종해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직 홍역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쿡 아일랜드, 니우에, 키리바시 등에도 전문가들을 보내 현지 주민 교육, 긴급대응태세 점검 등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마셜제도와 미크로네시아에도 WHO의 직원들이 파견돼있다.
WHO가 지난 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976만 명이 홍역에 감염된 뒤 14만2000명이 사망했다. 또 2019년 상황은 더 나빠, 올 11월까지의 잠정 집계에서 전년 동기 대비에 감염 건 수가 무려 3배에 이르는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올해 25년만에 최대 건수의 홍역 감염을 보고했으며 유럽의 알바니아, 체코 공화국, 그리스 및 영국 등에서 지난해 홍역 환자가 발생해 WHO의 '홍역 청정국' 지위를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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