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놓고 팽팽한 대립각

기사등록 2019/12/17 17:35:49

최종수정 2019/12/17 17:59:43

윤씨 DNA, 검찰은 "조작"-경찰은 "중대 오류"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 동안 수감생활을 한 윤모(52)씨가 13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자신이 직접 쓴 글을 읽고 있다. 2019.11.13.semail3778@naver.com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 동안 수감생활을 한 윤모(52)씨가 13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자신이 직접 쓴 글을 읽고 있다.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 정은아 기자 = 검찰과 경찰이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다.

이춘재 8차 사건(1989) 직접 조사에 나선 검찰이 윤모(52)씨의 국과수 감정 결과를 ‘조작’이라고 밝힌 반면, 경찰은 ‘중대한 오류’라며 검찰의 발표에 선을 긋고 나섰다.

검찰은 12일 이춘재 8차 사건 당시 윤씨를 범인으로 최초 지목하는데 결정적인 증거로 사용된 ‘국과수 감정서’가 실제 감정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감정 결과와 다르게 조작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비교 대상의 시료와 수치가 전혀 다르게 허위로 작성됐다고 설명했다.검찰 관계자는 “검찰은 누가 어떤 경위로 국과수 감정서를 조작했는지 등 모든 진상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규명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경찰은 17일 “조작은 없는 것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의미”라며 “조작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판례를 근거로 조합, 가공, 첨삭, 배제로 당시 중대한 오류를 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원자력연구원으로부터 최종 통보받은 2차 윤씨 음모 수치가 있음에도 이를 배제하고 현장 음모 수치와 더 유사한 1차 수치를 적용해 감정했다”라며 조작이 아닌 ‘배제’로 인한 오류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이 8차 관련 내용을 며칠 간격으로 앞다퉈 발표하자 여론은 검·경수사권 조정을 앞두고 서로 ‘명분 세우기’를 위해 대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시스]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7일 이춘재가 자백한 14건의 살인사건 중 DNA가 확인되지 않은 9건의 살인사건과 9건의 강간(미수)사건을 이춘재의 범행으로 판단하고 추가 입건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7일 이춘재가 자백한 14건의 살인사건 중 DNA가 확인되지 않은 9건의 살인사건과 9건의 강간(미수)사건을 이춘재의 범행으로 판단하고 추가 입건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검찰과 경찰은 검·경수사권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권 조정과는 전혀 관련 없다”며 “재심 때문에 의견을 줄 필요가 있고 당사자가 직접 조사를 요구해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경찰도 “이 사건 희생자와 가족의 아픔을 달래고 30여년 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만 보며 달려왔다”며 “최근 이런 경찰의 노력이 수사권 조정에 있어 기관간 다툼으로 비쳐 국민에게 송구하다”고 했다.

한편 이날 검·경 수사권 조정을 담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들의 국회 본회의 상정이 13일에 이어 다시 무산됐다. 검·경수사권 조정안은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관계를 ‘지휘’가 아닌 ‘협력’ 관계로 규정해 ‘경찰이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라는 문구를 삭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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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놓고 팽팽한 대립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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