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5천만원 수수 혐의…1심 무죄
검찰, 2심 증언 전 소환조서 제출
2심, 증거능력 인정…징역 1년6월
대법 "공정한 재판권 침해" 파기

[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1심 무죄 판결 후 검찰이 항소심 증인으로 출석할 사람을 일방적으로 소환해 작성한 진술조서는 증거능력이 없으므로 이를 유죄 근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 상고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씨는 2007년 8월30일부터 다음해 5월9일까지 양재 화물터미널 복합개발 사업 시행사업을 추진하던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에게 '최시중 등을 통해 사업 인허가를 받도록 도와주겠다'고 접근해 총 5억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인허가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이 전 대표에게 이씨가 먼저 접근했고,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과 절친한 최시중(당시 한국갤럽연구소 회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인허가 문제를 도와주겠다고 제의한 것으로 봤다.
이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금품 수수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5억5000만원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는 이 전 대표가 자신을 통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지급한 것일 뿐 알선 대가가 아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1심은 "이씨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재산 범죄자로 전락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사실과 다르게 진술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전 대표는 이씨가 아닌 최 전 위원장을 알선행위자로 인식했음이 상당하고, 이씨는 단순한 전달자로 금원을 수수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무죄 판결했다.
검찰은 항소했고 이씨의 무죄를 뒤집기 위해 항소심 첫 공판이 열리기 하루 전인 2012년 11월15일 이 전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제5회 검찰 조서를 작성했다. 항소심 과정에서 검찰은 1심에 제출하지 않았던 이 전 대표의 제4회와 제5회 검찰 조서를 제출했고, 이씨 측에서 진술조서에 부동의해 이 전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결국 항소심은 "당시 17대 대선 이후 시점에서는 이씨가 알아서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수수했다고 보는 것이 전체적인 사실관계에 부합한다"면서 "이씨가 단순히 최 전 위원장에게 '전달할 금원'이 아니라 '알선의 대가'로 봄이 타당하다"고 이씨의 1억5000만원의 수수를 인정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검찰이 1심 선고 후 이 전 대표를 다시 소환해 조사한 것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이 전 대표가 항소심 법정에서 한 진술은 증거법칙상 아무런 문제가 없고 쉽게 배척할 것이 아니다"고 유죄 근거로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같은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유죄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대법원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검찰이 항소한 후 항소심에서 증인신문할 수 있는 사람을 수사기관이 특별한 사정없이 미리 소환해 작성한 진술조서는 피고인이 증거로 동의하지 않는 한 증거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증거로 제출할 수 있게 한다면 피고인과 대등한 당사자의 지위에 있는 검사가 권한을 이용해 일방적으로 법정 밖에서 유리한 증거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이는 당사자주의·공판중심주의·직접심리주의에 반하고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해 증거능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항소심이 1심과 달리 유죄로 판단한 근거가 된 검찰 진술조서 등은 상호 간에도 모순된다"면서 "증인신문 전 수사기관에서 조사해 작성한 경위와 그것이 법정진술에 영향을 미쳤을 사정 등에 비춰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대법원은 기소 후 수사기관이 피고인을 공판정 이외 장소에서 신문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작성된 진술조서를 증거능력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같은 판단을 구체화 해 1심 무죄 판결 후 수사기관이 항소심에 증인으로 출석할 사람을 일방적으로 소환 조사한 경우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법정증언 신빙성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 상고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씨는 2007년 8월30일부터 다음해 5월9일까지 양재 화물터미널 복합개발 사업 시행사업을 추진하던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에게 '최시중 등을 통해 사업 인허가를 받도록 도와주겠다'고 접근해 총 5억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인허가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이 전 대표에게 이씨가 먼저 접근했고,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과 절친한 최시중(당시 한국갤럽연구소 회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인허가 문제를 도와주겠다고 제의한 것으로 봤다.
이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금품 수수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5억5000만원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이는 이 전 대표가 자신을 통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지급한 것일 뿐 알선 대가가 아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1심은 "이씨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재산 범죄자로 전락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사실과 다르게 진술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전 대표는 이씨가 아닌 최 전 위원장을 알선행위자로 인식했음이 상당하고, 이씨는 단순한 전달자로 금원을 수수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무죄 판결했다.
검찰은 항소했고 이씨의 무죄를 뒤집기 위해 항소심 첫 공판이 열리기 하루 전인 2012년 11월15일 이 전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제5회 검찰 조서를 작성했다. 항소심 과정에서 검찰은 1심에 제출하지 않았던 이 전 대표의 제4회와 제5회 검찰 조서를 제출했고, 이씨 측에서 진술조서에 부동의해 이 전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결국 항소심은 "당시 17대 대선 이후 시점에서는 이씨가 알아서 알선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수수했다고 보는 것이 전체적인 사실관계에 부합한다"면서 "이씨가 단순히 최 전 위원장에게 '전달할 금원'이 아니라 '알선의 대가'로 봄이 타당하다"고 이씨의 1억5000만원의 수수를 인정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검찰이 1심 선고 후 이 전 대표를 다시 소환해 조사한 것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이 전 대표가 항소심 법정에서 한 진술은 증거법칙상 아무런 문제가 없고 쉽게 배척할 것이 아니다"고 유죄 근거로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같은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유죄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대법원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검찰이 항소한 후 항소심에서 증인신문할 수 있는 사람을 수사기관이 특별한 사정없이 미리 소환해 작성한 진술조서는 피고인이 증거로 동의하지 않는 한 증거능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증거로 제출할 수 있게 한다면 피고인과 대등한 당사자의 지위에 있는 검사가 권한을 이용해 일방적으로 법정 밖에서 유리한 증거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이는 당사자주의·공판중심주의·직접심리주의에 반하고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해 증거능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항소심이 1심과 달리 유죄로 판단한 근거가 된 검찰 진술조서 등은 상호 간에도 모순된다"면서 "증인신문 전 수사기관에서 조사해 작성한 경위와 그것이 법정진술에 영향을 미쳤을 사정 등에 비춰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대법원은 기소 후 수사기관이 피고인을 공판정 이외 장소에서 신문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작성된 진술조서를 증거능력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같은 판단을 구체화 해 1심 무죄 판결 후 수사기관이 항소심에 증인으로 출석할 사람을 일방적으로 소환 조사한 경우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법정증언 신빙성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