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 오찬간담회, 이수성, 윤병세 등 60여명 참석
"中일대일로-韓발전전략 수준 높은 협력 방안 찾아야"
"일방주의·패권주의·강권정치, 세계 평화에 위협"
"전날 만찬서 짜장면 나와 좋아, 두나라 서로 통해"
"냉정적 사고방식 시대에 뒤떨어지고, 인심 못얻어"
"강권정치는 결국 실패로 끝나게 될 것" 美 겨냥 '강공'
사드 질문에 "사드 한국 배치로 한중 관계에 영향 줬다"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5년6개월 만에 한국을 공식 방문한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잇따라 미국을 향해 "패권주의는 인심을 얻을 수 없다"며 강공을 펼쳤다.
반면 한국을 향해선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구상과 한국의 발전전략에서 협력 방안을 찾는 것은 물론 다자 협력을 통해 수준 높은 협력을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방한 이틀 째인 왕이 국무위원은 5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정·재계 인사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오찬에는 이수성 전 국무총리와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정·재계 인사 60여명이 참석했다.
그는 "한국에 온 것은 중요한 전략적 소통을 하기 위해서이다"며 "현재 세계는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 일방주의, 패권주의, 강권정치가 넘치고 있다. 이는 세계 평화와 안정, 우리의 정당한 발전 권리에 위협이 되고 있다. 국제 관계의 기본적인 원칙도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온갖 방법을 써가며 중국을 먹칠하고, 발전 전망을 일부러 나쁘게 말하고, 중국을 억제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며 "배후에는 이데올로기 편견도 있고 강권정치의 오만도 있다. 결국 실패로 끝나게 될 것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냉전 사고 방식은 진작에 시대에 뒤떨어졌고 패권주의 행위는 인심을 얻을 수 없다"며 "중국의 부흥은 역사의 필연이고, 중국의 발전은 인민의 선택이며 가면 갈수록 더 넓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이 국무위원이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무역 갈등은 물론 '홍콩 인권법', '위구르 인권법'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전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 모두발언에서도 "현재 세계의 안정과 평화의 가장 큰 위협은 일방주의와 패권주의"라며 미국을 향해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반면 한국 정·재계 인사들을 향해선 차원 높은 협력을 제안했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최악으로 치달았던 한중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그는 "수준 높은 정치적 상호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며 "최근 장족의 발전을 거두고 있는 동시에 일부 파장도 겪었다. 이 중에서 경험과 교훈을 얻고 서로의 핵심적인 사항을 배려해주면 중한 관계가 튼튼한 정치적 협력 속에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수준 높은 협력을 실현해야 한다"며 "특히 우리가 희망하는 것은 일대일로와 한국의 발전계획의 연결을 강화하고, 중한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조속히 끝내고, 무역, 투자, 제조, 금융, 환경 보호, 디지털 경제, 인공지능(AI_ 등 방면에서 실질적 협력을 심화시켜서 새로운 성장점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수준 높은 다자 협력도 강조했다. 그는 "양국은 모두 자유 무역의 수혜자이자 글로벌의 추진자"라며 "보호주의, 일방주의, 패권주의 연결에 대해 양측은 소통과 조율을 강화하고, 다자주의와 자유 무역의 기반을 높이 들며 조속한 서명을 추진하고, 중한 FTA 프로세스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전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 주재 만찬에 대해 "무거운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식사 마지막에 짜장면이 나와 아주 기분 좋게 끝났다"며 "짜장면은 맛이 좋은 것도 있지만 중국어 발음과 똑같다. 중화 양국간 문화가 서로 통하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왕이 국무위원은 오찬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서 지금도 중국하고 한국이 사드 때문에 사이 안 좋다고 생각한다. 해명해 달라"는 요구에 "사드는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서 만든 것이다. 미국이 만든 문제이고 미국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해서 한중 관계에 영향을 줬다"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에 대해 중국이 걱정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미국에 물어봐야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 미국은 러시아와 맺은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 후 한국과 일본, 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에 중국을 겨냥한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를 검토하고 있으며,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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