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된 외교관, 러 정보기관 소속 요원으로 확인돼
러시아 "정지적 접근 부적절…상응한 대응할 것" 위협
![[런던=AP/뉴시스] 독일 정부가 4일(현지시간) 지난 8월 베를린에서 발생한 조지아인 살인 혐의로 러시아 외교관 2명을 추방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 런던에 머물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는 살인 사건의 명확한 조사 과정에 협조하지 않았다"면서 "다음 주에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이번 조처의 이유를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3일 런던의 한 거리를 걷고 있는 메르켈 총리의 모습. 2019.12.5.](https://img1.newsis.com/2019/12/04/NISI20191204_0015865180_web.jpg?rnd=20191204001105)
[런던=AP/뉴시스] 독일 정부가 4일(현지시간) 지난 8월 베를린에서 발생한 조지아인 살인 혐의로 러시아 외교관 2명을 추방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 런던에 머물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는 살인 사건의 명확한 조사 과정에 협조하지 않았다"면서 "다음 주에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이번 조처의 이유를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3일 런던의 한 거리를 걷고 있는 메르켈 총리의 모습. 2019.12.5.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독일 정부가 4일(현지시간) 지난 8월 베를린에서 발생한 조지아인 살인 혐의로 러시아 외교관 2명을 추방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3월 영국 솔즈베리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 독살 시도 사건과 상당히 흡사해 '제2의 스크리팔 사건'이라도고 불린다.
독일 슈피겔, A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연방검찰은 "이는 러시아의 자국 영토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하며 '외교상 기피 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된 러시아 외교관 2명은 7일 내로 독일을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현재 모든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독일 주재 러시아 대사관인 세르게이 네차예프는 성명을 발표하고 "독일의 이러한 조처는 러시아와 독일 관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자연히 어떠한 해답도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성명을 통해 독일 당국이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부적절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독일 당국이 주장하는 내용을 조사할 예정이다. 다만 이에 대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 역시 이 사건의 러시아 연루설과 관련해 "절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추방된 러시아 외교관은 러시아 정보기관인 정찰총국(GRU) 소속의 정보원으로 확인됐다.
독일 베를린에서는 지난 8월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 국적의 젤림한 한고슈빌리(40)가 총격을 당한 뒤 사망한 사건이 벌어졌다.
러시아 국적의 용의자는 권총과 소음기를 버린 뒤 전동 스쿠터를 타고 도주했으나 현장에서 독일 경찰에 체포됐다.
한고슈빌리는 1990년대 중반 러시아와 체첸이 전쟁을 벌이던 당시 체첸 편에서 싸웠다. 우크라이나 및 조지아의 정보기관에 러시아 스파이에 대한 정보를 넘겨준 인물로도 알려졌다.
러시아 당국은 한고슈빌리를 극단주의 조직 '캅카스(Kavkaz) 에미리트'의 일원으로 보고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려놓은 상태였다.
한고슈빌리는 3년 전 독일에 망명 신청을 했으나 거부당해 임시 체류 중이었다. AP통신에 따르면 그에 대한 암살 시도와 협박은 과거에도 여러차례 발생했다.
용의자의 이름은 바딤 소콜로프(48)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추방된 외교관 두 명의 신원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
독일 검찰은 "그가 (러시아 정부의) 공적인 도움을 받아 살해 시도를 벌였다는 여러가지 징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독일 외교부는 "러시아 당국은 (독일 측의) 반복적이고, 다급하며 끈질긴 요청에도 조사에 충분히 응하지 않았다"고 외교관 추방의 이유를 설명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 런던에 머물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는 살인 사건의 명확한 조사 과정에 협조하지 않았다"면서 "다음 주에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이번 조처의 이유를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독일의 조처에 러시아 내부에서도 상당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하원 국가두마의 외교위원장인 레오니트 슬루츠키 의원은 "독일의 러시아 외교관 추방 조처는 완전히 비뚤어진 논리"라며 "러시아 외무부 역시 이에 상응한 조처를 하겠다"고 위협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