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미약 감형 논란…"치료 안하면 '안인득' 또 나온다"

기사등록 2019/11/30 09:00:00

안인득, 1심서 사형…"심신미약 아냐"

법정신의학회 "한 사람에 책임 전가"

조성남 소장 "감형과 치료는 별개다"

[진주=뉴시스] 정경규 기자 =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사건 피의자 안인득(42)씨가 지난 4월25일 오후 검찰에 송치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4.25. jkgyu@newsis.com
[진주=뉴시스] 정경규 기자 =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사건 피의자 안인득(42)씨가 지난 4월25일 오후 검찰에 송치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04.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진주 아파트에서 방화·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인득(42)에게 1심이 사형을 선고한 가운데, 정신질환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들이 나온다. 제2의 안인득 등장을 막기 위해 정신질환 환자들에 대한 국가의 체계적인 관리·치료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합의4부(부장판사 이헌)는 지난 27일 살인·현주건조물방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인득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배심원 9명은 모두 유죄 평결했고 8명이 사형을, 1명이 무기징역 의견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안인득의 정신 감정을 했던 법정신의학 전문가인 법무부 국립법무병원(공주 치료감호소) 의료부장은 "피해망상이 아주 심한 상태였다"며 "2년7개월 조현병 치료를 중단한 후 증세가 심각해졌다"고 증언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안인득이 심신미약으로 감형을 받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심신미약 인정 여부가 안인득 재판에서 가장 주된 쟁점으로 부각됐다.

하지만 재판부는 "조현병 환자인 안인득에게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아 비극이 발생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책임 경감 사유가 될 수는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안인득에게 조현병으로 인한 정신장애, 피해망상, 충동 조절 저하 등이 인정된다"면서도 "범행 수단, 범행 전후 보인 행동을 종합하면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결정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법정신의학회는 성명서를 통해"이번 재판 결과에 아쉬움을 느낀다"며 "본 사건에서 주목할 점은 정신질환 치료 체계의 문제인데 우리 사회는 한 사람을 죄인을 만들고 그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신질환이 있다고 범죄가 무조건 면책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치료받아야 할 정신질환이 있다면 적절히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범죄를 줄이고 제2의 안인득, 제3의 안인득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조성남 신임 치료감호소장. 2019.02.13. (사진=법무부)
【서울=뉴시스】조성남 신임 치료감호소장. 2019.02.13. (사진=법무부)
조성남 공주 치료감호소장은 정신감정 결과 심신미약으로 판단된 안인득에 대해 치료감호가 명령되지 않은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법정신의학회 회장이기도 한 조 소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안인득이 치료감호 명령을 안 받아 치료가 안 되면 증상이 나빠져 다른 위험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며 "치료는 개인 복지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인득 같은 특정 사건이 생기면 모든 조현병, 우울증 환자들이 위험한 사람으로 매도된다"면서 "정신과 환자에 대한 낙인이 발생하고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까 두렵다. 국가가 책임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치료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심신미약으로 인한 감형은 치료와는 별개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소장은 "법이 '심신미약이면 경감할 수 있다'고 임의적 표현으로 변경돼 심신미약을 인정해도 형을 그대로 선고할 수 있다"며 "무조건 봐준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라고 밝혔다.

아울러 조 소장은 "판단 능력이 떨어지는 정신질환자들을 강제로라도 치료하게 하는 것이 인권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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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미약 감형 논란…"치료 안하면 '안인득' 또 나온다"

기사등록 2019/11/30 09: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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