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견학 보낼 돈도 없다더니…가산 탕진
가해자 유서 "덮고 넘어갔으면 행복했을 것"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3년 전 영국 남서부 레스터셔주 힝클리의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형제는 결국 아버지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밝혀졌다.
애덤 스톡스(11), 매슈 스톡스(5) 형제를 살해한 후 자살한 데이비드 스톡스(43)는 4만 파운드(약 6000만원)의 로또 당첨금을 성매매와 성폭행 약물 구매 등에 사용한 사실을 아내에게 들킨 후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이날 검시 심리 재판에 참석한 타니카 로든 검시관은 "형제는 부당하게 살해 당했으며 아버지 스톡스의 사체에서는 단 한 차례의 칼자국이 확인됐다"며 "그의 자살로 사건을 결론지었다"고 말했다.
로든 검시관은 "유가족들에게 지난 3년의 시간이 어떠했는지 상상할 수 없다"면서 "비극이 벌어졌다. 가족들에게 위로를 표한다"라고 했다.
지난 3일간 사건에 대한 심리를 연 가운데 생존자인 아내 샐리 스톡스는 25일 출석해 가해자인 데이비드는 성매매로 가산을 탕진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 후 극단적인 행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2016년 11월 1일.
데이비드와 별거 중이던 샐리는 우연히 그가 주방에 둔 휴대폰을 통해 수상한 이메일이 온 것을 발견했다. 데이비드가 매춘부를 구한다는 내용에 대한 회신 이메일이었다. 휴대폰 사진첩에는 그가 데이트 사이트에 사용한 각종 프로필 사진이 나왔다. 성폭행 약물을 구매하려한 기록도 찾아냈다.
샐리는 "데이비드는 아이들은 학교 현장 방문에 보낼 돈도 없다고 말했다. 그건 모두 그가 성매매를 했기 때문이었다"고 증언했다.
샐리는 이메일을 발견한 후 데이비드의 가족들을 만나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남편에게도 전화해 그를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샐리가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데이비드는) 악마가 되어있었다"고 했다. 데이비드는 샐리를 무차별로 폭행한 뒤 침대에 눕혀 얼굴을 베개로 눌러 질식시키려 했다. 샐리는 "발버둥을 치며 큰 아들 애덤을 불렀다.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샐리는 "주방의 밀대로 데이비드의 머리를 때리고 뒷문으로 빠져나갔다. 그는 다시 나를 집 안으로 끌고 들어가며 '당신이 날 때리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했다. 데이비드는 모두 내가 잘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성매매를 한 것은 바로 그 사람이다"고 발언했다.
이웃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오후 9시께 그의 집을 포위했다. 수세에 몰린 데이비드는 샐리를 인질로 잡아 5시간의 대치를 이어갔다.
샐리는 다음날 오전 2시에 현관문을 통해 경찰에 구조됐다.
무장한 경찰은 오전 5시30분께 집안으로 들어가 데이비드를 찾았으나 그는 이미 자살을 한 뒤였다.
어린 형제는 침대 이불 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손을 꼭 잡은 채였다.
데이비드는 유서에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샐리, 당신이 날 너무 밀어붙였다. 만약 이를 덮고 넘어갔더라면 우리는 영원히 행복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데이비드 아버지인 필립 스토크도 심리에 출석해 "내가 지금 느끼는 충격, 고통, 비통함을 묘사할 단어는 없다"면서 "사건 당일 데이비드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을 때 내가 집에 들어가 그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경찰이 허락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로든 검시관은 "경찰의 행동이 비극을 초래한 것은 아니다"며 필립의 증언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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