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일제강점기 역사동화집 '날아라 고무신'
일제강점기 당시 아이들은 그 난관을 어떻게 헤쳐가며 성장했을까. 파주 교하 마을에 사는 9명의 엄마 작가들이 역사동화 스터디, 일제강점기 소재 발굴 등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썼다.
표제작인 정민영 작가의 '날아라 고무신'은 몸집도 작고 말수도 적고 발만 큰 주인공 백의가 신비한 고무신을 얻게 되면서 마을 사람들을 일본군으로부터 지키는 장면들을 풀어냈다. 정주아 작가의 '가마니 짜기 올림픽'은일본이 조선인이 농사지은 쌀이며 콩을 거두어가던 항일시대, 한 동네에서 벌어진 가마니 짜기 대회에 관한 이야기다. 당시 노동력을 착취하던 만행과 이에 맞서는 모습을 그렸다.
최수인 작가의 '삽살개 구출 대작전'은 일본이 우리나라의 삽살개마저 다 죽였다는 사실에 기반했다. 삽살개 '곰실이'를 일본군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강만이와 친구들의 노력을 담았다. 이외 박은선의 '대장촌 아이들, 정다운의 '소복이', '이정란의 '안녕, 할머니', 이희분의 '어느 깜깜한 밤', 박경희의 '오냐 아저씨', 양태은의 '헝겊 귀마개' 등으로 구성됐다.
참여 작가들은 모두 엄마들이다. 기성작가는 한 명도 없다. 역사동화 작가 장경선, 시인 박인애, 작가 최민경 등이 힘을 모아 발굴한 신예 작가들이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펴낸 역사동화집으로, 교과서에서 배우는 딱딱한 역사 이야기와 달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들려주던 전래동화처럼 편하게 마주할 수 있다. 172쪽, 1만2000원.
◇좀비문학상 수상 작가 환상 동화 '검은 숲의 좀비 마을'
듣지도 못하고 생각도 못하지만 끈질긴 생명력으로 끝없이 일어나는 좀비.이미 대중화된 것에 비해 어린이 문학 소재로는 기피돼왔던 것을 청소년 문학 작가 최영희가 맞춤형 동화로 창조했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엄마, 아빠에게 버려져 검은 숲 속 그레텔 산장에 머물게 된 남매 그린이와 현준이가 좀비 마을에서 살아남기 위해 꿋꿋하게 싸우는 이야기다.
상대는 무서운 좀비지만 모든 사건을 해결하는 주체는 그린이와 현준이, 아이들 자신이다. 좀비라는 공포의 존재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을 헤쳐나가는 그린이와 현준이를 통해 아이들의 주체성 향상과 가족의 중요성, 사랑 등을 깨닫게 해준다.160쪽, 1만1000원.
◇나쁜 어른들 혼내주는 초능력 남매 이야기 '전설의 고수'
무거운 쇠막대를 가뿐히 들어메고, 자동차를 한 손으로 번쩍 들어올리는 누나 형은과 아직 자기의 초능력이 무엇인지 모르는 동생 형수가 활약하는 수퍼히어로 판타지 동화.'짜장면 불어요', '푸른 사자 와니니' 등으로 탁월한 재미와 개성을 뽐내어 온 이현 작가의 작품이다.
전래동화에 자주 등장하는 '힘세고 지혜로운 남매'라는 구도를 기반으로판타지, 영웅물, 액션과 반전 요소를 적절히 버무렸다. 또 수퍼 파워를 가진 주인공이 누나 형은이라는 설정을 통해기존 남성 중심적 서사를 뒤짚었고 성차별적 인식이나 관습도 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면서도 이야기 속 사건을 해결하는 결정적 역할은 초능력이 아닌 낙천적 성격과 끈질긴 인내력임을 보여주어 아이들에게 진정한 영웅의 의미는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292쪽,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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