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통화한 뒤 수사 발표 준비했냐" 질문에 즉답 회피
[런던=뉴시스]이지예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그가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 부자와 연관된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부리스마'에 대한 수사 발표를 준비했다는 의혹에 대해 답변을 회피했다.
미 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부리스마와 관련해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의 뒷조사를 압박했다고 보고 대통령 탄핵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CNN방송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부리스마에 대해 지긋지긋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겐 우리의 나라가 있다. 우리는 독립성을 갖고 있다. 우리의 문제와 질문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뒤 부리스마에 대한 수사를 공개적으로 발표하기 위해 준비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답변했다. 그는 다른 나라 내정인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스캔들에 관해 개입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미국의 군사 원조와 백악관 회동을 대가로 제시하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를 둘러싼 부패 의혹에 관해 수사를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재임 중이던 2014년 그의 아들 헌터가 이사로 있던 부리스마를 현지 검찰이 수사하려 하자 우크라이나 정부를 압박해 수사를 중단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윌리엄 테일러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 대행은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 대사로부터 젤렌스키 대통령이 바이든 부자 수사를 발표하기 위한 공개 성명을 내기로 약속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미 국무부 관리 데이비드 홈스는 7월 키예프의 한 음식점에서 선들랜드 대사와 식사를 하던 중 선들랜드 대사와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하며 관련 내용을 논의하는 것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홈스는 의회 비공개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래서 그(젤렌스키 대통령)가 수사를 하는 건가?'라고 묻는 걸 들었다"며 "선들랜드 대사는 '그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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