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응원 후배들 새벽부터 곳곳 포진
"응원하려고 2~3개월을 준비해서 와"
"잠 빨리 깼다…그냥 하던대로 하겠다"
이날 서울 용산고 정문 앞은 오전 6시가 되기도 전부터 각 학교에서 나온 후배들이 자리를 잡았다.
새벽 4시부터 이곳에 나왔다는 경복고 학생회 소속 장세욱(18)군은 "선배들 응원하려고, 자리 선정하려고 제일 처음 왔다"면서 "(응원을 위해) 2~3개월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장군과 함께 온 경복고 재학생들은 학교 이름이 적힌 같은 종류의 점퍼를 맞춰 입고 '경복인은 풀어도 정답, 적어도 정답' 등의 현수막을 들었다.
인근에서 응원 중인 배문고 학생들도 오전 5시30분을 전후로 용산고 앞에 속속 등장해 '수능 대박할거야 만점 화이팅', '찍어도 정답' 등의 피켓을 들고 섰다.
이화여자외고 앞에는 보성여고 학생들과 덕성여고 학생들이 오전 6시가 조금 넘은 시간부터 자리를 잡았다.
여의도고 앞에 모인 관악고 학생회 소속 김예빈(18)양은 "너무 힘들다, 너무 춥다"면서도 "그래도 강제로 나온 게 아니다. 학생회 선배들이 시험 잘 봤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수험생들은 오전 6시30분이 넘자 고사장 앞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오전 6시34분께 용산고로 들어간 하모(19)군은 "5시에 일어났다"면서 "일찍 자려고 누웠는데 엄청 뒤척였다. 잠들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오전 6시40분께 여의도고 앞에 모습을 드러낸 재수생 김모(20)군은 잠이 빨리 깨서 일찍 고사장에 왔다면서 "그냥 하던대로 하려고 한다"고 수능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꿈이 경찰인 학생들이 모인 경찰동아리 소속이라고 밝힌 박상건(17)군은 여의도고 앞 택시에서 내리는 선배의 이름을 부르며 화이팅을 외치고 "형들 3년 동안 고생했고 학교에서 다시 안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화여자외고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은 단체로 차량을 타고 고사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고3 수험생 전모(19)양은 "시험장 앞에서 엄마 만나서 도시락 받기로 했다"면서 "긴장되지만 오늘 3년간 준비한 것 다 쏟아내려 한다"고 말했다.
이화여자외고 앞에서 만난 한 수험생 아버지 지상철(49)씨는 "아이가 배짱이 있는 스타일이라 어떤 일이 생겨도 노심초사 하지 않는데, 평생 한번 있는 시험이라 그런지 긴장하는 거 같다"면서 "성인이 되는 첫 시험이라 잘봤으면 한다"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