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풍자물' 수위 논란…"통렬하다" vs "씁쓸하다"

기사등록 2019/11/06 07:00:00

문재인 대통령, '벌거벗은 임금님' 희화화

한 유튜브에서는 '빨개요' 패러디해 게재

황교안·나경원에 '생닭' 합성 사진 SNS에

전문가 "팩트 관련 내용이 담겨야 처벌"

"공인 단순 희화화는 위법성 인정 안돼"

【성남=뉴시스】 박영태 기자 =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5일 경기도 성남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11.05.since1999@newsis.com
【성남=뉴시스】 박영태 기자 =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5일 경기도 성남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창환 기자 = 최근 정치권 인사들을 풍자하거나 패러디한 제작물에 대한 수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신랄한 풍자가 시원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혀를 찰 정도로 민망한 수위의 풍자도 있어 우려가 함께 나오는 형국이다. 만약 이런 행위가 특정인사를 맹목적으로 비난할 목적으로 이뤄졌다는 법의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6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열린 자유한국당 '국민의 명령 국정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에서 당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는 '벌거벗은 임금님' 애니메이션 영상을 재생했다. 영상 속에서 문 대통령은 임금님 캐릭터로 등장, 투명 바지와 넥타이를 입으라는 신하들의 요청에 따라 벌거벗은 차림으로 즉위식에 올랐다.

이 영상은 문 대통령이 경제·인사 등을 파탄냈다는 주장을 우회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 영상은 정치권 내외로 논란이 커졌고, 문 대통령의 모친상 이후 잠정 중단 조치됐다.

여기에 지난 2일 자신을 '우파 여성'이라고 소개한 한 유튜버는 가수 현아의 '빨개요' 노래를 개사해 만든 '문재인-빨개요' 뮤직비디오를 올리기도 했다. 이 유튜버는 당시 "문재인 엉덩이는 빨개. 빨간 건 북한, 재인이는", "빨간 건 재인, 빨갱이 재인" 등의 가사를 노래했다.

이 유튜버는 당일 오후 뮤직비디오를 내렸으나 "경고 받아서 내린 것이 아니라 촬영 업체 쪽과의 의사소통이 잘 안 돼서(내리게 됐다)"라며 "새로운 업체를 찾아서 2탄으로 '문재인 빨간맛'을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최근 페이스북 등 SNS에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황교안 대표 얼굴을 생닭에 합성한 사진이 업로드 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하며 웃음지으며 이야기 나누고 있다. 2019.10.31.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하며 웃음지으며 이야기 나누고 있다. 2019.10.31. [email protected]
이 같은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희화화 제작물은 개인 사생활과 관련된 구체적인 표현이 함께 적시되지 않는다면 법적 처벌까지 가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법무법인 다온의 김재형 변호사는 "영상이나 사진과 함께 문자로 표현된 구체적인 방법 등 여러가지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명예훼손인지 모욕죄인지 판단하게 된다"며 "(처벌 대상까지 가려면) 의견 수준을 넘어서 일종에 팩트와 가까운 표현이 포함돼야 한다. 예컨대 '종북좌파'라는 표현은 해당 인물에 대한 평판을 깎아내리고 폄훼하기 위한 것인데 이런 경우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일반적인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제한이 많지만, 대통령이나 자유한국당 대표처럼 공적 기관이나 인물에 대한 단순 풍자·희화화하는 정도로는 법원에서 위법성이 없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며 "명예훼손 등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공익적 차원도 아니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 대상을 겨냥해 욕설과 비난으로 끝난다면 그건 또 다른 문제로, (처벌 가능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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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풍자물' 수위 논란…"통렬하다" vs "씁쓸하다"

기사등록 2019/11/06 07: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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