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 타계한 커밍스의원과 의사당서 "눈물의 영결식"

기사등록 2019/10/25 07:30:16

24일 펠로시 의장 등 민주당이 주도

【워싱턴 = AP/뉴시스】미 하원 의사당에서 24일(현지시간) 엄수된 커밍스 의원의 영결식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앞쪽)이 추모예배의 기도를 인도하고 있다. 흑인 민권운동가 출신으로 민주주의와 인종차별 반대를 위해 투쟁해온 커밍스 의원의 타계로 트럼프 탄핵을 위한 하원의 조사활동이 어떤 영향을 받게될지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워싱턴 = AP/뉴시스】미 하원 의사당에서 24일(현지시간) 엄수된 커밍스 의원의 영결식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앞쪽)이 추모예배의 기도를 인도하고 있다. 흑인 민권운동가 출신으로 민주주의와 인종차별 반대를 위해 투쟁해온 커밍스 의원의 타계로 트럼프 탄핵을 위한 하원의 조사활동이 어떤 영향을 받게될지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차미례 기자 = 17일 아침 지병이 갑작스럽게 악화해 68세로 타계한 일라이자 커밍스 미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위원장(민주당. 메릴랜드주 )의 영결식이 24일 하원에서 치러졌다.   많은 하원의원들은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의사당에 안치되는 미국의회 최초의 흑인 의원이 된 커밍스 위원장의 유해와 이 자리에서 눈물의 작별을 했다고 AP통신과 국내 매체들이 보도했다.

 영결식에 참석한 의원들은 커밍스 위원장에게 자신의 멘토, 절친한 친구, "산이라도 흔들 수 있는 목소리를 가졌던 위대한 인물"( 척 슈머), "법과 정의에 대한 열정과 고향 볼티모어를 위해 열성을 다했던 위인"이라는 찬사를 바치며 커밍스와 마지막 고별인사를 했다.

하원내에서 이례적으로 커밍스 위원장과 흑백인종을 뛰어넘는 우정을 과시해 온 공화당의 마크 메도스 하원의원은 " 커밍스의원은 얼굴을 가득 채우는 활짝 웃는 웃음이 특징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가는 길을 가로막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꿰뚫을 듯한 날카로운 눈매를 가지고 있었다"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나라, 이 의회안에서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던  귀중한 우정을 더 나눌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나는 그런 행운을 누린것이 신의 축복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목이 메었다.
 
하원 정부감독위는 법사위, 정보위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중심으로 적극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10월 17일 갑자기 커밍스 위원장이 68세의 나이로 타계하면서 하원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제 더 이상 커밍스위원장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표결을 독려하며 오가거나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도 볼 수 없게 되었다.

24일 커밍스의 유해는 국립 조각상 홀(National Statuary Hall) 안에서 영결식과 추모예배를 거행한 뒤에 그가 23년이나 봉직했던 하원 의사당 앞 통로로 옮겨졌다.  모든 문은 활짝 열려서 일반인 조문객들의 행렬이 통과하며 고별 인사를 할 수 있게 했다.
    
흑인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난 커밍스 의원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시가 선거구이며 1996년 연방 하원에 진출했다. 지난해 총선으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기 전부터 감독위 야당 간사로 트럼프 대통령 정부 비판에 앞장섰다.
  
 9월24일부터 시작된 민주당의 트럼프 탄핵 조사에 앞서 커밍스 위원장은 5월 트럼프가 알렉산드리아 코르테스오카시오 등 민주당의 초선 유색인종 여성 의원 4명에게 "미국이 그렇게 싫으면 왔던 곳으로 돌아가라"는 조롱조의 트윗을 날리자 이를 비판하면서 모든 국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고인은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대통령을 겨냥해 "국가 공직자는 증오에 가득 찬 선동적 언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AP/뉴시스】미 의회내 흑인 의원들의 모임인 '블랙 코커스' 소속 의원들이 24일 일라이자 커밍스 정부감독개혁위원장의 영결식장에서 함께 기도하고 있다.     
【워싱턴= AP/뉴시스】미 의회내 흑인 의원들의 모임인 '블랙 코커스' 소속 의원들이 24일 일라이자 커밍스 정부감독개혁위원장의 영결식장에서 함께 기도하고 있다.     

커밍스의 비판에 트럼프는 고인의 선거구인 볼티모어시를 "쥐가 들끊어 사람이 도저히 살 수 없는 곳"이라며 그 곳 관리나 잘하라는 트윗으로 맞섰다.  하지만 커밍스는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볼티모어 방문을 권하며 얼마든지 환영한다고 말하고 직접 와보라고 거듭 권고했다.
 
역시 볼티모어의 총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커밍스의 타계를 애도하면서 "상냥한 일라이자" "민주당 의원들의 북극성 같은 존재였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정계 활동을 하면서도 자신의 출신지역구인 볼티모어를 한 번도 잊지 않았다는 볼티모어의 지인들의 말도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선대 조각상들 사이로 관을 향해 운집한 사람들을 향해서 " 고인은 진정한 하원의 지도자였다. 역사를 존중하고,  그럼으로써 미국의 미래를 다시 그리는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지난 해 특위를 구성할 때 "되도록 신인들을 많이 달라.  신참 의원들의 잠재력을 사랑한다.  자신들이 그런 힘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싶다"고 말한 커밍스 위원장의 충심을 전하기도 했다.

영결식은 모건 주립대 성가대가 발코니 위에서 합창한 성가가 바깥까지 울려 퍼지면서 마무리 되었고 하원 흑인위원회의 여성 의장 카렌 바스의원,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 대표도 인종을 뛰어 넘는 커밍스의 국민 사랑과 볼티모어를 위한 활약상을 칭송하는 추모사를 했다.

커밍스의원은 2015년 흑인이 백인경찰에 사살당한 사건으로 볼티모어가 격한 시위의 불길에 휩쓸렸을 때에도 이를 진정하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고 매코널 의원은 회고했다. 그런 심한 분노의 파도를 잠재우는 탁월한 영향력이 있었다고도 말했다.

스테니 호이어 미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커밍스가 노동하며 목회활동을 하는 전도사 집안 출신으로 조상들의 직분을 따르지 않고 의회에 진출한 "PK"( preachers' kids ) 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며 그의 민주주의와 평등을 위한 운동가로서의 투쟁을 높이 평가했다. 정치 현안이 꼬이거나 의원들의 부적절한 행동이 나올 때 마다 "이렇게 밖에 못하나"(We are better than this!)라고 외치던 그의 천둥같은 바리톤 음성이 그립다고 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 미국은 이제 위대한 거인 한 명을 잃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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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 타계한 커밍스의원과 의사당서 "눈물의 영결식"

기사등록 2019/10/25 07:30:1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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