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브렉시트 연기, 조기총선 가능성…"EU 탈퇴합의 법안 상정을 중단한다"
"브렉시트 연기 장기화 가능성…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작용"
【서울=뉴시스】하종민 기자 =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가 연기됨에 따라 영국의 조기총선 가능성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연기로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실제 브렉시트가 진행될 경우 정치적·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수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정부가 마련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행법이 의회 첫 표결을 통과했지만 신속 처리 계획에 제동이 걸리면서 입법이 중단됐다.
영국 하원은 이날 정부의 '탈퇴 합의 법안'(WAB. Withdrawal Agreement Bill)에 대한 2차 독회에서 이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29표, 반대 299표로 가결했다. 하원은 곧바로 WAB를 사흘 내 하원에서 통과시킨다는 내용의 의사일정 계획안에 대해서도 표결을 실시했지만 찬성 308표, 반대 322표로 부결됐다.
하원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3일의 압축된 시간 동안 법안 통과를 끝내겠다는 계획안에 대해 "3일은 WAB를 검토하기에 너무 짧은 시간"이라며 반대했다.
이로써 영국 브렉시트 합의 법안 통과는 무산됐으며 조기총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존슨 총리는 신속처리가 거부되면 법안을 철회하고 조기 총선을 추진하겠다고 주장했다.
존슨 총리도 이날 "EU 탈퇴합의 법안 상정을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브렉시트 연기 및 영국의 조기총선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노딜 브렉시트 우려감 확대는 외환시장의 되돌림을 야기할 것"이라며 "단기적인 달러 강세압력 확대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위험자산 선호심리 후퇴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관련 법안을 부결시켜 존슨 총리의 조기 총선 가능성이 부각됐다"며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져 미국 국채금리도 하락세로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다만 보수당의 과반 승리가 어려워 영국 정치 불확실성은 다시 확대될 가능성 높다"고 분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브렉시트 관련 조기 총선과 제2국민투표 가능성까지 고려할 경우 3개월 이상의 장기 연장이 될 수도 있다"며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되나 관련 불확실성은 금융시장에 잡음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브렉시트 이후 북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는 분리독립을 추진할 것이고 정치·사회적 불안이 지속되거나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영국 경제 또한 없었던 진입장벽, 관세 등이 새롭게 생기며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