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상금 1억원 양궁메이저대회 정몽구배서 '샛별' 탄생

기사등록 2019/10/27 07:00:00

16세 여고생 김나리, 국가대표들 제치고 여자부 '우승'

세계 최고 양궁대회 발돋움 총 상금 4억5000만원

한국 대표팀, 도쿄올림픽에서도 전종목 석권 '도전'

【부산=뉴시스】17일 부산 기장 월드컵빌리지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2019'의 예선전에 출전한 선수들이 과녁을 향해 활을 당기고 있다. (사진 = 대한양궁협회 제공)
【부산=뉴시스】17일 부산 기장 월드컵빌리지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2019'의 예선전에 출전한 선수들이 과녁을 향해 활을 당기고 있다. (사진 = 대한양궁협회 제공)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부산 센텀시티 빌딩숲에서 세계 최고 궁사(弓師)들이 활을 잡았다.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2019’가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부산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부산 KNN 센텀광장에 마련된 특설경기장에서 선수와 관람객 등 1000여명이 모여 국내 최고 양궁대회이자 축제를 즐겼다.

이번 대회는 양궁 저변 확대와 대중화, 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의 장이 됐다.

우승 상금은 무려 1억 원, 총 상금은 약 4억5000만원이었다. 다른 어떤 종목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축구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야구의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농구의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모두 세계 최강자를 가리는 무대다.

양궁에서는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오랫동안 효자종목으로 자리매김한 양궁, ‘한국 최고가 세계 최고’인 양궁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

◇먼저 팬들에게 다가서는 양궁

이번 대회는 상금 규모에서 알 수 있듯 최고 권위의 대회다. 우승 상금 1억 원 외에 8위까지 상금을 받았다.

준우승이 5000만원을 받고 3위가 2500만원, 4위가 1500만원을 받았다. 5~8위 선수들에게는 800만원씩 주어졌다.

총 상금 규모는 약 4억5000만원이다. 엄선된 선수들만 사대에 설 수 있다.

대한양궁협회 주관 대회 랭킹포인트 고득점자 남녀 각 64명과 올해 국가대표와 상비군 남녀 각 12명 등 총 150명(남자 74명·여자 76명)이 출전했다.

남자부의 이우석, 이승신(이상 국군체육부대)은 세계군인선수권대회 출전으로 불참했다.

김우진은 "상금이 크게 걸려 있는 대회인 만큼 양궁 선수라면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은 대회"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국민들께서 더 많이 관심을 가져주고, 저변이 확대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2016년에 이어 두 번째 개최다. 협회와 현대차그룹이 이처럼 규모 있는 대회를 여는 이유는 무엇일까. 양궁 저변 확대와 대중화를 위해서다. 접근성이 좋은 도심 한복판에서 최정상급 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양궁은 2년에 한 번씩 큰 관심을 받는다. 2년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이 번갈아 열리면서 쏟아지는 금메달 소식에 국민들은 열광한다.

효자 종목이지만 인기 종목은 아니다. 평소에는 간간이 세계신기록 작성 혹은 월드컵 우승, 국가대표 선발전 소식만 접할 수 있다.

국민들에게 양궁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초석이라고 보면 된다. 이번 대회의 경우, 부산의 양궁 꿈나무들에게 ‘에스코트 키즈’ 기회를 줬고, 체험장 등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양궁과 친근함을 쌓는데 집중했다.

◇현대차그룹의 대 이은 양궁 사랑
【부산=뉴시스】17일 부산 기장 월드컵빌리지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2019'의 예선전에 출전한 선수들이 화살을 쏜 후, 환하게 웃고 있다. 맨 왼쪽이 2016년 리우올림픽 2관왕의 주인공 장혜진(LH)이다. (사진 = 대한양궁협회 제공)
【부산=뉴시스】17일 부산 기장 월드컵빌리지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2019'의 예선전에 출전한 선수들이 화살을 쏜 후, 환하게 웃고 있다. 맨 왼쪽이 2016년 리우올림픽 2관왕의 주인공 장혜진(LH)이다. (사진 = 대한양궁협회 제공)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는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에서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양궁과 현대차그룹은 뗄 수 없다. 정몽구 협회 명예회장과 정의선 협회장은 1985년부터 지금까지 대를 이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양궁 발전에 공을 들였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사상 첫 올림픽 전 종목 석권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여전히 한국 양궁의 든든한 파트너다.

최근 한선교 국회의원이 대한체육회로부터 제출받은 ‘회원종목단체 재정자립 현황’에 따르면, 체육회 산하 65개 경기단체 중 양궁협회는 70~80%를 상회하는 재정 자립도로 타 단체들을 압도하고 있다.

전체 단체들의 재정 자립도는 50%를 겨우 넘는 수준이고, 이중 34개 단체는 50%에도 미치지 못한다.

1985년부터 3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물심양면으로 묵묵히 도왔다.

이밖에 선진적인 선수 육성·훈련 시스템을 도입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데 주력했고, 실전과 동일한 조건에서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 기법을 도입하는 등 꼼꼼하게 챙겼다.

최근에는 엘리트 선수들 뿐 아니라 생활체육의 관점에서 대중화와 저변을 늘리는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16세 여고생 '보석'을 찾았다

양궁은 날씨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종목이다. 세트제 도입에 따라 이변도 많아졌다. 이번 대회도 대단했다. ‘올림픽 금메달보다 어려운 한국 국가대표 선발전’이라는 말처럼 최고 선수들이 출전해 이변도 속출했다.

특히 대회 동안 비가 많이 내리고, 돌풍이 심해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장혜진(LH), 최미선(순천시청), 이승윤(서울시청)과 여자 세계랭킹 1위 강채영(현대모비스) 등 강자들이 줄줄이 탈락했다.

여자부에서 정상에 오른 김나리(16·여주여강고)가 화제였다. 2003년생으로 겨우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다.

랭킹라운드를 30위로 통과했지만 쟁쟁한 실업·대학의 언니들을 따돌리고 정상에 우뚝 섰다. 이 대회에서 고교생이 우승한 건 처음이다. 김나리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경욱씨의 친조카이기도 하다.

김나리의 아버지가 김경욱씨의 오빠다. 김나리는 “우리나라 양궁이 세계 최강이지만 비인기종목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해서 양궁이라는 종목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영향력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남자부에서 우승한 김우진(27·청주시청)은 “숨어있는 보석을 찾을 수 있는 대회인 것 같다. 그만큼 다른 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가 되고,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17일 부산 기장 월드컵빌리지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2019’에 출전한 선수들이 점수를 확인하고 있다. 2019.10.17. (사진=현대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2019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17일 부산 기장 월드컵빌리지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2019’에 출전한 선수들이 점수를 확인하고 있다. 2019.10.17. (사진=현대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 2019 제공) [email protected]
◇리우 올림픽이어 도쿄올림픽서도 전 종목 석권 도전

한국 양궁은 리우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전 종목(남녀 개인·단체전) 석권에 성공했다. 내년 도쿄올림픽에서는 혼성전이 포함돼 총 금메달 수가 5개로 늘었다. 협회는 이번 대회에 특설경기장을 마련하면서 도쿄올림픽을 고려했다.

실제로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과 흡사한 환경을 만들었다. 16강전부터 결선이 열린 KNN 센텀광장 내 특설경기장은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과 마찬가지로 바닷가에서 가깝게 했다.

사대 높이를 50㎝ 높인 것도 올림픽 경기장 환경을 만든 것이다. 장영술 협회 부회장은 “올림픽을 앞두고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많은 관객들 앞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양궁 선수로서의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게 해준 대회가 됐다”며 “대한민국 대표 양궁대회로 자리 잡은 만큼 지속적인 개최를 위해 노력하겠다. 국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부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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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상금 1억원 양궁메이저대회 정몽구배서 '샛별' 탄생

기사등록 2019/10/27 07: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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