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나미술관 ‘드림아트랩4.0_LIFE&TECH’운영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신규 지원사업 일환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도마뱀 꼬리 그림을 그려 오린 후 서보모터(servo-motor)에 붙였어요. 아두이노(Arduino)를 컴퓨터로 연결했고요. 컴퓨터에서 프로그래밍을 한 후 아두이노에 업로드 하면 제가 명령을 하는 대로 도마뱀 꼬리가 움직이죠.” (안이슬·서울프랑스학교 2학년)
지난 19일 오전,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사비나미술관 5층에 중학생 십여 명이 테이블마다 조를 짜고 둘러 앉았다. 하얀 보드에 그림을 그리고, 복잡한 회로를 만지는 손들이 자못 진지하다. 서보모터, 아두이노 등 어른들에게도 어려운 로봇의 부품들을 보여주며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여학생의 말투에는 거침이 없다.
특히 설명서 보며 부품을 조립하고, 코딩하는 것이 취미라는 이 학생은 “학교에서는 공부하느라 바빠 취미생활을 할 틈이 없었다”며 “토요일마다 미술관에 오면 하이 테크놀로지를 배울 수 있어 무척 재밌고, 나중에 ‘공대’로 진로를 정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지난 9월 7일 시작해 벌써 여섯 번째 토요일을 함께 한 이 아이들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원장 이규석)이 문화예술교육 지원을 위해 진행하는 ‘2019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신규사업 ‘드림 아트랩 4.0’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중학생들이다.
엄마의 권유로, 혹은 엄마 ‘친구’가 알려줘서 왔지만, 엄마 없이 진행되는 이 수업에서 이들은 저마다 차세대 ‘로보틱 아티스트’를 꿈꾼다.
사비나미술관은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사업의 일환으로 ‘드림아트랩4.0_LIFE&TECH’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드림아트랩4.0_LIFE&TECH’은 증강현실(AR), 로보틱아트, 소프트웨어 아트를 매개로 주제탐색-매체탐구과정을 거쳐 직접 융·복합 창작물을 만들고 전시까지 전 과정을 체험하는 총 12주 프로그램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문화예술 교육이라는 개념적인 이해 작업을 시작으로, 기본적인 회로 등 보드 구성하는 법을 배우고, 초음파 센서와 서보모터를 함께 쓰는 좀 더 복잡한 수업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예술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다. 단순히 로봇 기술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로봇 기술이 접목된 예술 작품을 만들어 전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로보틱스와 관련된 센서나 마이크로 콘트롤러부터 모터나 LED 등 ‘액추에이터’(Actuator)에 이르기까지, 로보틱스와 피지컬컴퓨팅에 관련한 인풋과 아웃풋의 기술적인 과정을 직접 배우고, 나아가 이러한 기술을 활용한‘로보틱 아트’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전체 프로그램은 증강현실(AR), 모바일아트(AR드로잉), 로보틱스&피지컬컴퓨팅, 로보틱아트, 융복합예술창작 및 전시로 구성됐다.
기획부터 진행 전 과정에는 각계 융복합 예술 전문가들이 멘토로 참여했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 관장(과학문화융합포럼 공동대표)을 비롯해 김현주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교수(국제 뉴미디어페스티벌 집행위원), 전지윤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교수(미디어아티스트), 그리고 프로그램 개발자, 큐레이터 등 융복합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공동수업 진행 및 멘토로 참여했다.
19일 수업 진행을 이끈 김현주 교수는 “개념적으로는 인간의 사회, 인간과 사물이 연결된 사회, 초연결 사회에 대한 아이들의 이해를 돕는 프로그램”이라며“예술 창작을 궁극적인 목표로, 단순히 기술 교육이 아닌 예술 교육에 지향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참여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5점 만점에 5점을 준다”며 “기존에 코딩 교육 등을 배운 아이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지만, 조금은 어려워 하면서도 잘 따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의 또 다른 참가자인 안정민(상신중 1학년) 학생은 “로보틱스보다는 문학과 예술에 더 관심이 있는 편”이라며 “부모님의 추천으로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됐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진로에 관한 면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진흥원은 지난 8월부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의 신규 지원사업인‘드림 아트랩 4.0’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진흥원은 지난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따른 문화예술교육 신규 사업 모델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이 연구를 토대로 올해 ‘드림 아트랩 4.0’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각 프로그램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주제에 대해 탐색해보고, 다양한 기술과 매체 탐구를 통해 융복합 예술 창작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과정을 담고 있다. 참여자들이 미래기술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해보고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기르는 동시에 예술적 표현을 통한 창의성을 발휘해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사업의 취지다.
올해에는 총 4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피지컬 컴퓨팅, 3D 모델링으로 탐구해보는 ‘Everyday is Playful Media’(한예종 융합예술센터) △미래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 증강현실을 활용해 예술적 아이디어를 탐색해보는 ‘벙커 465-16’(토탈미술관) △입체와 평면 미디어 활동을 통해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을 재생시키는 ‘출발! 아트씨 미디어 탐험대’(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그리고 △증강현실, 알고리즘 기술로 인간, 사물, 사회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탐색하는 ‘드림 아트랩 4.0 Life&Tech’(사비나미술관) 프로그램이 현재 운영 중이다.
각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정보 안내 및 참여 신청 관련 내용은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홈페이지(http://www.toyo.or.kr) 또는 각 운영기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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