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에르도안에 보낸 서한 공개돼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바보 짓 말고, 쿠르드와 협상하라"고 촉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6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9일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쿠르드 지역인 시리아 북부에서의 군사작전을 통보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성명을 발표해 해당 지역에서의 미군 철수를 공식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편지에서 "쿠르드와 좋은 (휴전)합의를 하자"며 "당신(에르도안)은 수천명을 학살한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을 것이며 나는 터키 경제를 파괴한 책임을 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을 구금하고 있던 터키에게 제재를 부과했다가 지난해 10월 터키가 브런슨 목사를 풀어주면서 제재를 해제했던 일을 언급하면서, "나는 당신에게 이미 브런슨 목사와 관련해 '작은 사례'를 보여준 적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나는 당신의 문제들을 풀어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세계를 실망시키지 마라. 당신은 위대한 합의를 할 수있다. (쿠르드군의) 마즐룸(코바니) 장군은 기꺼이 당신과 협상을 할 것이며, 과거에는 한번도 해본 적없는 양보를 할 것이다. 그가 내게 보냈던 서한의 복사본을 동봉한다"고 썼다.
이어 "당신이 올바르고 인도적인 방식으로 일을 하면 역사는 당신을 호의적으로 우러러보겠지만만, 좋은 일이 생기지 않으면 영원히 당신을 악마로 여길 것이다"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터프가이가 되지 말아라. 바보가 되지 말아라(Don't be a fool)"라는 말로 편지를 마쳤다.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비즈니스 기자가 트위터를 통해 첫 공개한 이 서한이 진짜라고 확인했다.
한편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5일 쿠르드군과 휴전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권고를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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