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시리아 북동부에서의 대(對) 쿠르드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12일(현지시간)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과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시리아 북부 지역에서 쿠르드노동자당(PKK)/인민수비대(YPG)와 다에시(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비하해 부르는 호칭)의 위협이 제거되고 시리아 난민의 안전하고 자발적인 귀환이 보장될 때까지 대터러 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쿠르드족이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 대한 군사공격을 중단할 것과 쿠르드족과 휴전을 위한 대화를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영국은 터키의 군사행동을 지지할 수 없다"면서 "영국과 국제사회는 휴전 협상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터키군의 공격으로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인도주의적 위기상황이 발생하고 IS가 다시 세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전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이스탄불에서 열린 대테러컨퍼런스에서 "우리는 민주동맹당(PYD)과 YPG에 대한 조치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누가 뭐라고 하든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진전을 멈추라고 말하는 좌우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앞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토벌 작전과 관련해 터키 정부 관계자 및 단체를 상대로 제재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터키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자신들의 쿠르드족 토벌 작전을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테러 조직과 싸우는 것"이라고 규정한 뒤 "이에 반하는 모든 조치에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터키는 시리아 북동부를 장악한 반군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의 주축 YPG를 자국내 분리주의세력인 PKK의 시리아 지부 정도로 여기고 있다.
터키는 미국이 시리아 북동부지역에서 철군하자 YPG 붕괴를 목표로 군사작전에 돌입했다. 이 지역에 이른바 '안전지대'를 설치해 자국내 시리아 난민 100만명을 재정착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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