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후 근대영화인들의 꿈과 좌절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목도리를 두른 20대 여성, 꽁지머리를 하고 커다란 안경을 쓴 30대 남성, 머리의 두 배 만한 호일펌에 스타일리사하게 스카프를 목에 맨 30대 여성, 머리가 희끗희끗한 50대 남성까지. 커다란 강의실에 십여 명의 학생들이 앉아있다.
외향도 각각, 나이도 각각, 개성도 각각인 이들이 모인 이유는 하나, 영화를 통해 역사를 배우기 위해서다. 8일 서울 중구에서 독립영화학당이 개최한 '역사! 영화를 허하다?- 멘토 8인의 특강: 영화와 역사' 특강이 열렸다. 특강은 이날을 시작으로 10월 말까지 매주 화요일, 목요일 총 8강이 열린다.
독립영화학당 관계자는 "3.1운동, 대한민국 임시정부 설립, 최초의 한국 영화 '의리적 구토' 제작이 전부 같은 해에 발생했다. 한국 영화 100주년이 이 사건들의 그것과 겹친다는 건 엄청난 의미다. 영화 100년이 한국 근현대사와 궤를 같이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수단에 불과하다. 영화를 도구로 영화를 통해 역사를 공부했으면 좋겠다"라고 특강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그 영화는 있는 그대로 사료가 될 수 있다. 그 영화가 역사를 왜곡한 영화라면 그 나름대로 텍스트가 될 수 있다. 반드시 계몽 영화만 사료가 되라는 건 아니다. 역사는 단순히 암기하는 게 아니라 실질적 판단과 자기 실천이 필요하다. 역사 공부를 통해 과거를 공부한다면 미래 대한민국이 어떻게 굴러갈지 예측할 수 있지 않겠나. 자기 참여의 역할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이날 강의는 한상언 한상언영화연구소 대표 겸 경희대학교 겸임교수가 강사로 나섰다. 주제는 '광복이라는 희망과 혼란 속에서 이념에 내몰리는 선택'. 그는 광복 전후의 영화, 영화사를 통해 당시 한국 사회를 짚었다.
"영화인은 이념과 상관없이 영화동맹에 가입돼 있었다. 근데 이게 다 좌익단체였다. 1948년 8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그해 12월에 국가보안법이 제정됐다. 자수하지 않으면 빨갱이가 돼야 했다. 자수하지 않는 영화인들은 수감되거나 체포돼 사형됐다. 예컨대 배우 남승민은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다."
노트북을 열고 강사의 말을 열심히 받아 적는 수강생부터 노트를 펴고 중요한 부분만 기입하는 수강생들, 필기 없이 강의에만 오롯이 집중하는 수강생들까지 수업을 듣는 방식은 각기 달랐지만 모든 수강생의 태도는 사뭇 진지했다.
수강생 유창연(29) 씨는 "한국영화사를 전공하고 있다. 영화를 형성하고 있는 건 영화 그 자체뿐만 아니라 영화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영화가 어떻게 사회를 담고 있고 영화가 어떤 식으로 사회와 영향을 주고받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영화 100년이 되는 기점이다. 그런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같이 새길 수 있는 유익한 강의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의를 들은 소감을 밝혔다.
수강생 왕경이(29) 씨는 "한중영화 관계사로 석사 논문으로 썼다. 한국영화가 한국사회 뿐만 아니라 외국과의 관계도 맺고 있을 거다. 그런 걸 통해서 영화의 역사를 풍부하게 볼 수 있다. 국경을 넘어서는 다문화적인 요소까지 보고 싶다. 제 연구 분야에 많은 도움이 될 강의"라고 말했다.
강연의 막바지에는 미리 취합된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에 더해 현장에서도 질문이 이어졌고, 마련된 두 시간이 부족한 한상언 교수와 수강생들은 자리를 옮겨 근처 호프에서 토론을 이어갔다. 오후 9시의 늦은 시간이었지만 강사와 수강생들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영화인은 이념과 상관없이 영화동맹에 가입돼 있었다. 근데 이게 다 좌익단체였다. 1948년 8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그해 12월에 국가보안법이 제정됐다. 자수하지 않으면 빨갱이가 돼야 했다. 자수하지 않는 영화인들은 수감되거나 체포돼 사형됐다. 예컨대 배우 남승민은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다."
노트북을 열고 강사의 말을 열심히 받아 적는 수강생부터 노트를 펴고 중요한 부분만 기입하는 수강생들, 필기 없이 강의에만 오롯이 집중하는 수강생들까지 수업을 듣는 방식은 각기 달랐지만 모든 수강생의 태도는 사뭇 진지했다.
수강생 유창연(29) 씨는 "한국영화사를 전공하고 있다. 영화를 형성하고 있는 건 영화 그 자체뿐만 아니라 영화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영화가 어떻게 사회를 담고 있고 영화가 어떤 식으로 사회와 영향을 주고받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영화 100년이 되는 기점이다. 그런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같이 새길 수 있는 유익한 강의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의를 들은 소감을 밝혔다.
수강생 왕경이(29) 씨는 "한중영화 관계사로 석사 논문으로 썼다. 한국영화가 한국사회 뿐만 아니라 외국과의 관계도 맺고 있을 거다. 그런 걸 통해서 영화의 역사를 풍부하게 볼 수 있다. 국경을 넘어서는 다문화적인 요소까지 보고 싶다. 제 연구 분야에 많은 도움이 될 강의"라고 말했다.
강연의 막바지에는 미리 취합된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에 더해 현장에서도 질문이 이어졌고, 마련된 두 시간이 부족한 한상언 교수와 수강생들은 자리를 옮겨 근처 호프에서 토론을 이어갔다. 오후 9시의 늦은 시간이었지만 강사와 수강생들의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하지만 참여한 수강생들의 열정적인 태도와는 상반되게 강의실은 든 자리보다 빈자리가 훨씬 많았다.
"수익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무료로 수강생들에게 강의를 공개했다. 앞선 특강에서 소액의 수강료를 받을 때도 전액을 장학금 명목으로 수강생들에게 다시 돌려줬다. 좋은 취지를 갖고 하는 특강인데 참여율이 저조해서 아쉽다. 이번 '역사! 영화를 허하다?' 특강에서 일정 수를 채우지 못하면 현재 대관하는 공간도 잃게 된다."
독립영화학당 관계자의 얼굴은 잠시 그늘이 드리웠지만 소수 정예의 수강생들을 바라보며 다음 강의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email protected]
"수익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무료로 수강생들에게 강의를 공개했다. 앞선 특강에서 소액의 수강료를 받을 때도 전액을 장학금 명목으로 수강생들에게 다시 돌려줬다. 좋은 취지를 갖고 하는 특강인데 참여율이 저조해서 아쉽다. 이번 '역사! 영화를 허하다?' 특강에서 일정 수를 채우지 못하면 현재 대관하는 공간도 잃게 된다."
독립영화학당 관계자의 얼굴은 잠시 그늘이 드리웠지만 소수 정예의 수강생들을 바라보며 다음 강의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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