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내부고발자 증언보호 고심…음성변조 등 고려

기사등록 2019/10/08 11:06:17

"트럼프·공화당, 고발자 신분노출시 무슨 짓이든 할 것"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는 이날 '우크라이나 스캔들 내부고발자의 신원을 알고 있는가'는 취재진의 질문에 "알아보고 있다"고 답했다. 2019.10.08.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는 이날 '우크라이나 스캔들 내부고발자의 신원을 알고 있는가'는 취재진의 질문에 "알아보고 있다"고 답했다. 2019.10.08.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조사를 진행 중인 미국 하원 민주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 내부고발자의 의회 증언을 위한 보호조치 마련에 고심 중이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 CBS에 따르면 미 하원 정보위는 내부고발자의 의회 증언 과정에서 그의 얼굴을 가리거나 목소리를 변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내부고발자가 의회와 동떨어진 별도 장소에서 증언을 하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탄핵조사 관련 위원회 직원들 외 의원들의 출석 및 질문을 막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내부고발자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미 해군 특수부대 퇴역요원들을 고발자 자택 등 특정 장소에 배치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이같은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일부 인사들이 내부고발자를 상대로 위협성 발언을 지속적으로 내놓는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부고발자에 대해 알아내려 노력 중", "내게 혐의를 제기한 인물을 만날 자격이 있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으며, 그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 법사위원장은 내부고발자의 공개증언을 압박했었다.

이에 당파를 막론한 전직 미 국가안보 당국자 90명이 내부고발자 보호를 요청하는 대국민 집단서한까지 발표한 상황이다. 미 하원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이 내부고발자 신원을 유출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놓지 못하고 있다.

하원 정보위 한 민주당 보좌관은 CNN에 "대통령과 몇몇 고위 공화당 의원들은 내부고발자를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명확히 드러냈다"며 "일단 내부고발자의 신분이 드러나면 이들은 그의 신뢰성을 공격하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내부고발자는 향후 수 주 내에 의회 증언에 나설 예정이다. 내부고발자를 대리하는 변호사 중 두 명은 고발자와 동행하기 위한 보안허가를 받았으며, 다른 한 명도 서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WP는 전했다.

실제 증언이 이뤄질 경우 의회 밖에 별도로 마련된 보안실에서 내부고발자와 별도로 접촉하는 방안이 현재로선 유력해 보인다. 다만 하원에서 강력한 보호조치를 강구하더라도 상원에서 그의 신분이 노출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WP는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내부고발자 변호인들이 상원 정보위와도 증언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하원에서 논의 중인 보호조치는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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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10/08 11:06:1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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