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기업' 아닌 거품?…쥴·위워크 CEO 하루 사이 퇴진

기사등록 2019/09/26 12:01:14

전자담배 업체 쥴, 유해성·청소년 흡연 유발 논란

사무실 공유 업체 위워크, '기존 임대업에 불과' 지적

쥴 제품 대부분 판매 금지, 위워크 기업가치 3분의 1로

【뉴욕=AP/뉴시스】지난해 12월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상점에 액상형 전자담배 쥴이 진열된 모습. 2019.09.26.
【뉴욕=AP/뉴시스】지난해 12월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상점에 액상형 전자담배 쥴이 진열된 모습. 2019.09.26.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 기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연이어 물러났다. 기업공개(IPO) 대어로 촉망받던 회사의 CEO들이 암울한 사업 전망 속에서 사퇴하자 CNN은 유니콘 기업 CEO들이 미래를 고민할 시점이라고 보도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담배 쥴 생산업체 쥴랩스의 케빈 번스 CEO는 이날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청소년 흡연과 폐질환을 유발한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나온 조치다.

전날에는 사무 공간 공유업체 '위워크(WeWork)'의 공동창업자 아담 노이만이 CEO 자리를 내놓고 비상임 회장을 맡기로 했다.

CNN은 두 기업 모두 인내심이 부족한 대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쥴랩스의 대주주는 지분 35%를 보유한 알트리아그룹이다. 알트리아는 말버러 제조업체로 유명한 거대 담배회사다. 번스가 물러난 뒤 알트리아 임원 출신인 K C 크로스웨이트가 쥴랩스의 CEO 자리에 올랐다.

쥴이 건강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인정한 게 번스의 가장 큰 실수라고 CNN은 짚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500명 넘는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자가 중증 폐질환에 걸려 이 중 8명이 사망했다고 보고 연관 관계를 조사 중이다. 당국은 대마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폐 질환을 일으킨다고 보고 있다.

전자담배를 향한 성토가 이어지자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9일 쥴의 광고를 규제하고 단맛이 나는 제품의 판매를 금지했다. 과일맛 등 특정한 맛을 내는 제품은 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김현섭 코넬대 존슨경영대학원 교수는 "쥴랩스는 규제당국, 정책 입안자, 일반 국민과의 소통 필요성이 커졌다. 이건 많은 담배회사들이 해오던 일이기 때문에 쥴랩스가 담배산업계의 베테랑인 크로스웨이트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뉴욕=AP/뉴시스】지난해 1월16일 위워크 창업자 아담 노이만이 뉴욕 나스닥 오프닝 벨 세리머니에 참석한 모습. 노이만은 24일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나 비상임 회장직을 맡겠다고 밝혔다. 2019.09.26.
【뉴욕=AP/뉴시스】지난해 1월16일 위워크 창업자 아담 노이만이 뉴욕 나스닥 오프닝 벨 세리머니에 참석한 모습. 노이만은 24일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나 비상임 회장직을 맡겠다고 밝혔다. 2019.09.26.
위워크는 사업 수익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오피스 빌딩과 계약을 맺고 개별 사업자에게 사무공간을 빌려주는 건 기존의 임대업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웨스트우트 캐피털의 대니얼 알퍼트는 "사무실 장비와 사무 공간을 빌려줄 임대업자들이 많다. 그들은 중개업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위워크는 기술기업이 아니다. 사무실 임대업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위워크는 매출 성장세에도 순손실 16억달러를 기록했다.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470억달러(약 56조4000억원)에서 100억달러 수준으로 폭락했다.

기업가치가 떨어지자 위워크의 최대 투자자인 소프트뱅크가 노이만의 퇴진을 주도했다고 WSJ은 22일 보도했다.

스콧 갤러웨이 뉴욕대 경영대학원 마케팅 교수는 "위워크를 부검하면 S-1에 의한 사망이라고 판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S-1은 상장 시 기업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다. 그는 투자자들이 위워크의 실적과 지배구조를 낱낱이 알게 되면 코웃음을 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갈수록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들은 유니콘 기업을 향한 막연한 기대감을 가라앉히고, 규제 사항을 세세히 따지면서 손실을 낸 기업에 대한 고평가를 경계하고 있다.

투자자들을 실망하게 한 건 쥴랩스와 위워크뿐만이 아니다. IPO 당시만 해도 기대주였던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 리프트와 우버의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홈 피트니스 시장을 선도한 실내 자전거 제조업체 펠로톤(Peloton)도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고 CNN은 우려했다. 펠로톤은 26일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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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기업' 아닌 거품?…쥴·위워크 CEO 하루 사이 퇴진

기사등록 2019/09/26 12:01:1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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