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그간 방역 불충분…중점관리지역 경기·강원·인천 확대"(종합)

기사등록 2019/09/24 19:30:37

"이낙연 질책…지나치다 싶을정도의 선제 조치 주문"

4대 권역으로 나눠 외부로 돼지·분뇨 이동·반출 금지

도축된 돼지고기는 이동가능…"도축장서 육안 검사"

스탠드스틸 전국 확대…"상황따라 지역별 연장 검토"

"필요시 임상 수의사 동원령 발령해 민간 검사 지원"

민통선 포함 14개 접경지역 하천·도로 집중 소독

"결정적 역학 원인 아직 몰라…출산전후 돼지 취약"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현황과 방역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김 장관은 중점관리지역을 경기도 북부 6개 시군에서 경기도와 인천시, 강원도 전체로 확대하고 3주간 돼지와 가축 분뇨의 다른 권역으로 이동 및 반출을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2019.09.24.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현황과 방역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김 장관은 중점관리지역을 경기도 북부 6개 시군에서 경기도와 인천시, 강원도 전체로 확대하고 3주간 돼지와 가축 분뇨의 다른 권역으로 이동 및 반출을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2019.09.2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장서우 기자 =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4일 "현재 경기 북부의 6개 시·군으로 지정돼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관련 중점관리지역을 경기도와 강원도, 인천시 전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5시30분께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오후 4시께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 범정부 방역 상황 점검 회의에서 현재 발생 상황과 신고 상황을 볼 때 그간의 방역 조치가 충분치 못했다는 질책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확대된 중점관리지역을 다시 4대 권역으로 구분해 3주간 돼지와 가축 분뇨가 권역을 벗어나 다른 권역으로 이동하거나 반출되는 것을 금지하겠다"며 "중점관리지역에서의 돼지와 가축 분뇨 이동 및 반출은 권역 내부에서만 가능하며 다른 권역으로의 이동과 반출은 제한된다"고 알렸다.

4대 권역은 경기 북부(연천·포천·동두천·양주·파주·고양·김포·강화·옹진·철원 등 10개 시·군)와 강원 북부(화천·양구·인제·고성 등 4개 시·군), 경기 남부(나머지 20개 시·군), 강원 남부(나머지 13개 시·군) 등으로 구분된다. 강원 철원군의 경우 생활권과 경제권이 해당 지역과 연결돼 있어 경기 북부 권역으로 묶는 것이 관리나 방역 작업에 유리하다고 방역 당국은 판단했다.

김 장관은 "인천 강화군의 의심 축까지 포함해 현재 총 5건의 ASF가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어 이 지역 내에선 바이러스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 지역을 모두 하나로 묶으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어 권역을 나눠 관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권역 간 생축, 즉 살아있는 돼지와 분뇨의 이동은 철저히 금지한다. 상부 권역에서 하부 권역으로, 하부 권역에서 상부 권역으로의 이동을 모두 금지해 돼지나 분뇨의 이동 범위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단 도축된 돼지고기는 다른 권역으로 이동될 수 있다. 각각의 권역에서 생산된 돼지고기는 출하 전 도축장에서 개복을 통한 사전 검사를 진행하기에 유통 전에 ASF 증상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햄 등 가공품도 반출이 허용된다.

김 장관은 "ASF에 감염됐을 경우 비장이 1.5~2배 커져 있고 색깔이 완전히 달라 육안으로도 충분히 구분된다"며 "지금까지 발생한 농장에서 모두 이런 증상이 확인됐고, ASF 바이러스와 관련된 문헌을 봐도 비장에 이상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 현상으로 기술돼 있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현황과 방역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김 장관은 중점관리지역을 경기도 북부 6개 시군에서 경기도와 인천시, 강원도 전체로 확대하고 3주간 돼지와 가축 분뇨의 다른 권역으로 이동 및 반출을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2019.09.24.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현황과 방역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김 장관은 중점관리지역을 경기도 북부 6개 시군에서 경기도와 인천시, 강원도 전체로 확대하고 3주간 돼지와 가축 분뇨의 다른 권역으로 이동 및 반출을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2019.09.24. [email protected]
그는 "한국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는 아시아에서 일반적인 유형인 급성으로, 발현되기까지 시간이 아주 짧은 데다 고열 등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권역 내에서 돼지를 출하하는 경우 반드시 수의사의 임상 검사를 거치고 출하 승인서를 발급받은 경우에만 허용한다"며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임상 수의사 동원령을 발령해 민간 임상 검사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농가가 출하를 원할 땐 언제든지 방역 당국에 연락하면 수의사가 허가증을 발급해 준다. 중점관리지역 내 농가가 도축장에 돼지 출하를 신고하면 수의사가 해당 도축장으로 가 증상을 확인한다. 수의사가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가축방역법 상 명시돼 있는 '임상 수의사 동원령'을 활용해 민간의 임상 수의사들도 사전 검사를 지원하도록 협의가 돼 있다는 설명이다.

ASF가 경기 북부를 넘어 인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이날 오후 4시께 정부서울청사에서 ASF 관련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열고 ASF의 발생 상황과 방역 추진 사항을 점검했다.

김 장관은 "이 총리께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단호하고 신속하고 선제적인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 했다"며 "기존의 틀과 매뉴얼을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으로 방역 틀을 가져갈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추가적인 방역 강화 대책으로 경기와 인천, 강원에만 한정해 발령했던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Standstill)을 이날 낮 12시부터 전국으로 확대 조치했다.

김 장관은 "엄중한 상황임을 인식하며 이후 상황에 따라 지역별로 이동중지명령을 연장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래픽=뉴시스】아프리카돼지열병(ASF) 현황(확진 총 4건). hokma@newsis.com
【그래픽=뉴시스】아프리카돼지열병(ASF) 현황(확진 총 4건). [email protected]
정부는 중점관리지역 선포가 해제될 때까지 민통선(민간인출입통제선)을 포함한 접경 지역 14개 시·군과 하천, 도로 등을 집중 소독할 계획이다. 군 제독차와 보건소 소독차 등 소독 차량 62대가 총동원된다. 김 장관은 "이는 전문가들이 꾸준히 요구해 온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또 새롭게 설정된 중점관리지역의 모든 농장엔 생석회가 관리지역 외 농가의 4배인 40포씩 공급된다.

기존 중점관리지역이었던 6개 시·군을 기준으로 설치되던 농장 초소도 경기와 강원, 인천 전역에서 의무화된다. 거점 소독 시설과 통제 초소의 운영 시간은 당초 14시간에서 24시간으로 연장한다.

김 장관은 "ASF의 조기 종식을 위해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농협과 조합, 지역 축협, 주민 등 모두가 총력 대응해야 하며 축산 농가도 때로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며 "방역 조치가 현장에서 철저히 준수되도록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ASF가 남부 지방으로 확산될 경우 방역망에 구멍이 뚫릴 가능성에 대해선 일축했다.

김 장관은 "경기와 강원에서 반·출입을 제한토록 한 것이 사실상 남부 지역에 ASF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을 차단하는 효과"라면서도 "남부 지방에서도 각 지자체가 농가별로 담당관을 지정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고 방역이나 소독에도 절대 소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명확한 유입 경로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김 장관은 "검역본부에서 차량과 사람, 짐승 등 크게 3가로 나눠 역학 조사를 꾸준히 진행 중인데, 아직은 결정적인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개연성이 있는 발생 원인에 대한 집중적 소독과 방역에 우선은 집중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인천=뉴시스】 24일 오후 인천 강화군 지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판정을 받은 돼지 사육 농가 주변을 통제 하고 있다. 2019.09.24. hsh3355@newsis.com
【인천=뉴시스】 24일 오후 인천 강화군 지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판정을 받은 돼지 사육 농가 주변을 통제 하고 있다. 2019.09.24. [email protected]
우리나라에선 대부분 어미 돼지(모돈)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나 이와 관련돼서도 특별히 역학이 확인된 사안은 없다.

김 장관은 "모돈은 대부분 6, 7번 출산을 하기 때문에 3년간 한곳에 머무르며 이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며 "출산 전후 일정 기간 면역력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출산 전후에 있는 돼지가 농장에서 가장 취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방역 협조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김 장관은 "통일부에서 꾸준히 노력해 왔지만 아직까지 큰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통일부와 앞으로 계속해서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야생 멧돼지를 통한 유입 가능성과 관련, 김 장관은 "멧돼지의 밀도가 높아 이를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무차별적으로 포획하면 이동을 가속화해 ASF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수 있다"며 "포획 틀 등을 통해 개체 수를 조절해 나가겠다. 환경부도 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날 예찰 중 의심 축이 확인된 인천 강화군 송해면 농장에 대한 확진 여부는 밤늦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확진이 된다면 특별관리지역인 14개 시·군에 포함돼 관리해 온 지역에서도 ASF가 발생했다는 의미"라며 "강화군에서 의심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확진까지 기다리지 않고 스탠드스틸을 전국적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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