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 과거·현재 수사과정 쉬쉬…배경에 의혹

기사등록 2019/09/25 16:26:49

수사공조-범인검거 실패 과거 반성 없이 홍보에만 열 올려

공소권 없는 수사 진행하며 공개수사는 커녕 '모르쇠' 일관

【수원=뉴시스】 박다예 기자 = 경기 화성시 황계동에 위치한 논. 5차 화성살인사건 피해자 발견 지점. 2019.09.19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 박다예 기자 = 경기 화성시 황계동에 위치한 논. 5차 화성살인사건 피해자 발견 지점. 2019.09.19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이병희 기자 = 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공조수사에 허점을 드러내는 등 범인 검거에 실패해놓고도 최근 유력 용의자 수사과정에서도 감추기에만 급급해 배경에 의혹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경찰은 유력 용의자 이모(56)씨가 저지른 1994년 ‘처제 성폭행·살인사건’ 당시 공조수사 실패에 따른 자기 반성과 국민·유가족에 대한 공식 사과 없이 현재 공소권 없는 사건 수사를 하면서도 언론 홍보에만 집중한채 정작 경찰에게 불리한 내용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25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전담수사팀은 화성 사건 유력 용의자 이모(56)씨가 1994년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검거됐을 당시 경찰 수사기록을 확보했다. 

경찰은 23일 청주지검에서 수사기록을 건네받은 데 이어 경찰 기록을 확보하기 위해 청주흥덕경찰서(당시 청주서부경찰서)에 직접 방문했다.

이씨는 처제를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자신의 집으로 불러 성폭행하고, 둔기로 머리를 4차례 내려친 뒤 손으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어 스타킹·끈·속옷 등으로 숨진 처제의 몸통을 묶어 집에서 880m 떨어진 곳에 유기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과 유사한 수법이다.

【서울=뉴시스】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가 사건 발생 33년 만에 특정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DNA 분석과 대검찰청 DNA 데이터베이스 등을 거쳐 50대 이모씨를 화성사건 용의자로 특정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가 사건 발생 33년 만에 특정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DNA 분석과 대검찰청 DNA 데이터베이스 등을 거쳐 50대 이모씨를 화성사건 용의자로 특정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게다가 이씨는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태어나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까지도 인근에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0차례에 걸쳐 발생한 사건 가운데 별도 사건으로 알려진 8차를 제외하고도 6차례의 사건이 이씨가 살았던 태안읍에서 발생했다. 심지어 2차, 6차 사건은 이씨가 살았던 동네인 진안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도 화성사건 수사팀은 당시 이씨의 화성본가를 압수수색 한 청주 경찰과 연락까지 하면서 직접 조사는 하지 않았다. 당시 화성사건 수사팀이 청주 경찰에 이씨를 데려와달라고 요청했지만, 직접 데려가라고 하자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이 유력 용의자 이씨를 놓쳤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은 전날 과거 수사본부가 이씨를 조사한 적이 있다면서도 당시 이씨가 수사 선상에서 배제된 이유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당시 특정된 용의자 혈액형과 신발사이즈 등이 달라 이씨가 수사 선상에서 빠졌다는 의혹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부실했던 수사에 대한 설명이나 과거 반성 없이 대규모 수사본부까지 꾸려 공소권 없는 수사를 이어가면서 언론 홍보에만 집중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역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이모(56)씨가 부산 강서구 대저동 부산교도소에서 1995년부터 수감 중이다. 사진은 부산교도소 정문 모습. 2019.09.19.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역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이모(56)씨가 부산 강서구 대저동 부산교도소에서 1995년부터 수감 중이다. 사진은 부산교도소 정문 모습. 2019.09.19.   [email protected]
과거 사건뿐 아니라 현재 수사 상황도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18일 언론보도로 이 사건 수사 상황이 공개되자 다음 날인 19일 브리핑을 열면서도 두쪽짜리 자료를 내놓았을 뿐 “확인해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한 경찰은 “당시 범인을 잡지 못해 빚을 갚지 못한 죄책감이 있다. 이번 수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과거 경찰이 당시 용의자를 놓친 부분을 먼저 규명하고, 이 부분에 대해 국민들과 피해자, 유가족에게 사과 먼저 해야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진실 규명이 우선인 상황에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과거 수사가 잘못됐는지 사실상 확인하기 어렵다. 강제 수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유력 용의자가 혐의를 인정하는지, 어떤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지 수사 상황을 공개하기보다 용의자가 진실을 얘기하도록 하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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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 과거·현재 수사과정 쉬쉬…배경에 의혹

기사등록 2019/09/25 16:26:4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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