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단 시급한데 방역망 허술…파주·김포서 '음성' 판정 번복돼

기사등록 2019/09/24 15:50:04

음성판정 받았다가 확진…"표본에서 빠질 수 있어"

잠복기 최대 19일…"초기엔 정밀검사 비껴갈 가능성"

유입경로 여전히 미궁…인천 발병, 오늘밤 발표될 듯

【김포=뉴시스】 전진환 기자 = 23일 오전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경기도 김포시 한 돼지농장에서 방역관계자들이 현장 상황조사를 하고 있다. 2019.09.23. amin2@newsis.com
【김포=뉴시스】 전진환 기자 = 23일 오전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경기도 김포시 한 돼지농장에서 방역관계자들이 현장 상황조사를 하고 있다. 2019.09.23.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장서우 기자 =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경기 지역을 넘어 수도권까지 범위를 넓히며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자 농가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명확한 유입 경로를 찾아내지 못한 상황이라 철저한 방역에 매달릴 수밖에 없지만, 정밀 검사 과정에서 방역망이 허술했던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ASF가 3차로 확진된 김포시 통진읍 소재 농장은 1차 발생지인 파주시 연다산동 소재 농가와 역학(질병의 원인에 관한 연구) 관련이 있는 방역대 내 324개 농가에 포함돼 지난 20일 정밀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는 같은 날 '음성'으로 판정됐지만, 지난 23일 최종적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ASF 발생 위험이 없다고 판단한 지 사흘 만에 기존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같은 날 파주시에 따르면 ASF가 네 번째로 발생한 파주시 적성면 소재 농장 역시 최근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주요 방역 조치 중 하나인 정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더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방역 당국은 파주 지역 324개 농가를 포함, 연천 지역 220개 농가를 대상으로 정밀 검사를 완료한 상태다. 파주와 연천 각 지역에서 채혈을 거친 농가는 164곳, 162곳으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상태다.

당국은 검사 자체의 정확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검사를 위해 표본을 집계하는 '샘플링'(sampling) 방식에 따라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서울=뉴시스】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경기 파주시 적성면 소재 돼지 농장 1곳에서 접수된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에 대해 정밀 검사를 진행한 결과 24일 오전 4시께 확진 판정이 났다고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경기 파주시 적성면 소재 돼지 농장 1곳에서 접수된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에 대해 정밀 검사를 진행한 결과 24일 오전 4시께 확진 판정이 났다고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박병홍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2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농장 내 모든 개체를 검사하진 않고, 차량 역학 농가에선 최소 8두, 방역대 내 농가에선 16두 이상의 샘플을 채취하고 있는데 이는 여건에 따라 차등화할 수 있다"며 "특정 개체를 중심으로 생기다 보니 표본에서 빠지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4일에서 최대 19일에 이르는 잠복기 역시도 변수다. 박 실장은 "잠복기 초기 상태인 돼지는 채혈을 하더라도 증상 등이 발현되지 않아 정밀 검사를 하더라도 양성 판정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실장은 "사람이나 야생 멧돼지와의 접촉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라 유입 경로를 어느 한 가지로 예단하긴 아직까지 어려운 상황"이라며 "방역 대책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모든 측면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SF가 수도권까지 확산될 조짐이 나타나면서 추가 확산을 막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명확한 유입 경로에 대해 당국은 여전히 말을 아끼고 있다. 박 실장은 이날도 "현재로선 구체적인 유입 경로는 파악된 것이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박병홍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이 2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축 신고가 접수된 경기 김포에 이어 파주에서도 확진으로 판정됐다고 밝히고 있다. 2019.09.24.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박병홍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이 2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축 신고가 접수된 경기 김포에 이어 파주에서도 확진으로 판정됐다고 밝히고 있다. 2019.09.24. [email protected]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북한으로부터의 유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당국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박 실장은 일각에서 북한 전역에 ASF 바이러스가 퍼졌다는 얘기가 나온다는 지적과 관련, "외부에서 얘기가 있다고는 들었지만,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통보된 것 외에 구체적으로 아는 바는 없다"고 언급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현재 인천 강화군 송해면 소재 돼지 농장에서 발견된 의심 사례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농가의 신고가 아닌 혈청 검사 중 발견된 것으로, 확진 여부는 이날 밤늦게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에서까지 ASF가 확진되면 살처분 대상에 오를 돼지의 수는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살처분된 돼지는 총 1만9223마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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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09/24 15:50:0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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