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용호 외무상 유엔총회 불참 통보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 연설 나설 듯
신뢰 구축, 단계·동시적 비핵화 재확인 예상
북한은 올해도 리용호 외무상을 유엔총회에 파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돌연 불참을 통보했다. 리 외무상은 임명 첫해인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외무상 자격으로 유엔총회에 참석했다. 올해 처음으로 불참하게 되는 것이다.
유엔총회에 회원국 정상급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한다는 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주목되기도 했다. 그러나 북미가 정상회담을 목표로 한 실무협상의 재개를 앞두고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이 파격 행보에 나서기보단 현실적인 요소들을 고려해 조용하게 넘길 거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러한 정황을 종합할 때 북한에서는 올해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유엔총회에 대표로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연설했던 사례도 있기 때문에 이례적인 모습은 아니라는 평가다. 북한의 기조연설은 이달 말이 될 전망이다.
북한은 유엔총회를 입장 표명의 창구로 활용해왔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는 핵 무력 고도화의 자위적 정당성을, 비핵화 협상이 시작되고 나서 처음 열린 지난해에는 신뢰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리 외무상은 지난해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으며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며 협상 원칙을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이러한 입장을 재차 확인하며, 자신들의 체제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상응조치의 필요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단계적 동시행동적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고, 적대 극복을 위한 정치적 용단을 미국에 촉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북한은 더불어 자신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비핵화를 약속하고 핵실험을 중단한 이후에도 제재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항의나 비판적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북한은 지난 20일 미국과의 실무협상에 수석대표로 나서는 김명길 순회대사 명의 담화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 등 미국이 최근 보여준 일련의 움직임을 평가하며 향후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어 이번 유엔총회에서는 기존의 메시지를 재차 확인하는 정도의 입장 표명을 하는 선에서 수위를 조절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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