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삼바 분식회계 의혹' 삼성물산 등 압수수색(종합)

기사등록 2019/09/23 14:59:28

국민연금·KCC·삼성계열사 등 전방위 압수수색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때 삼바 가치 부풀려

'분식회계' 수사, 이재용 경영승계로 확대 전망

【서울=뉴시스】김재환 기자 =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승계 논란과 관련해 삼성물산 등 삼성그룹 계열사와 국민연금, KCC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2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이날 오전 서울 강동구 소재 삼성물산 본사와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화재·삼성생명·삼성자산운용 본사를 압수수색 중이다. 서초구에 있는 KCC 본사와 전북 전주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도 압수수색 대상이다.

검찰은 검사와 수사관을 삼성물산 등에 보내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및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 의혹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앞서 삼성물산이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 합병할 당시 주식교환 비율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기업 가치가 크게 반영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합병 이후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고, 이 과정이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은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찬성한 것으로 특검 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시 국민연금공단은 합병 안건을 '국민연금 주식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가 아닌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다뤘다. 홍완선 당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은 이 부회장과 합병 안건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KCC는 합병 과정에서 엘리엇 매니지먼트 등 외국계 자본에 맞서 삼성 그룹 측 손을 들어준 역할을 했다. 당시 삼성물산은 KCC에 자사주 전량을 매각하면서 "원활한 합병을 마무리하기 위한 우호지분 확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KCC는 국민연금 등과 함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삼성생명은 당시 삼성전자의 최대 주주 중 하나로 삼성물산과 더불어 그룹 내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한 다른 하나의 축이었다. 제일모직은 삼성생명의 최대 주주였기 때문에, 이 부회장으로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성사시킨다면 일부 계열사에 대한 지분만으로 그룹 핵심 기업인 삼성전자를 손 쉽게 지배할 수 있게 되는 셈이었다.

이 밖에 이 부회장은 자신의 지배력을 늘리기 위해 삼성자산운용 등 다른 삼성 계열사의 지분을 취득하고 거래했다는 의혹이 있다.

검찰은 지난달 중순 간부급 인사 이후 수사 주체를 특수2부에서 특수4부로 변경한 뒤 의혹과 관련된 실무자를 조사해왔다. 인사에 앞서 삼성 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에피스의 임직원을 상대로 분식회계 논란에 수사를 집중했던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분식회계 수사를 이 부회장의 부적절한 경영 승계 의혹까지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은 지난해 12월 삼정·안진·삼일·한영 등 회계법인 4곳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를 조사하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비율이 조작됐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회계법인 측 관계자는 검찰 조사에서 당시 1(제일모직)대0.35(삼성물산) 합병 비율을 정하는 데 있어 삼성 측의 요구와 조율이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러한 진술과 압수수색에서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분식회계와 경영승계 간 연관성을 파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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