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선영 건대 수의학과 교수 "유입경로, 北 남하·여행자 전파 모두 가능성"
【세종=뉴시스】위용성 기자 =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해 48시간 내 초동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이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선우선영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초동 대처의 골든타임을 얼마로 보느냐는 질문에 "48시간 스탠드스틸(Standstill·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이 걸려 있는 이때 빨리 농장 출입자들 또는 출입 차량에 대해 추적 조사가 이뤄진다고 하면 어느 정도 빨리 쉽게 막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초동 대처에 실패했을 경우에 대해 선우 교수는 "베트남의 경우 폐사된 돼지가 400만 두 이상 보고되고 있다"며 "방역이 뚫리고 농장에 많이 퍼지는 상황이 되면 폐사 등 피해 숫자는 급격하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SF는 사람이 걸리진 않지만 돼지가 걸렸을 때 치사율이 최대 1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전염병이다. 구제역과 달리 아직 백신도 개발되지 않은 치명적 질병이다. 농식품부는 전날 오후 6시 경기 파주시 소재 양돈농장에서 어미돼지 5두가 폐사됐다는 신고를 접수받고 정밀검사 결과 이날 오전 6시30분 ASF 양성 확진 판정을 내렸다.
농식품부는 이날 발생 농장과 가족이 운영하는 농장 2곳을 포함해 돼지 총 3950마리를 살처분키로 했다. 또 위기경보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확진 직후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 도축장, 사료 공장, 출입차량 등을 대상으로 스탠드스틸을 발령했다.
정부는 바이러스 유입 경로를 두고 추적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선우 교수는 북한에서 남쪽으로 전파됐을 가능성과 해외 발생국으로부터 여행자를 통해 들어왔을 가능성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그는 "농장으로 들어가는 어떠한 오염된 물건이든 야생 동물이든 모든 것이 다 전파원이 될 수가 있다"고 밝혔다.
선우 교수는 "(ASF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는 가지 않기 때문에 막연하게 두려움을 갖거나 이런 부분은 없었으면 한다"며 "오히려 그런 것들 때문에 소비가 감소하게 되면 양돈 농가가 이중으로 고통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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