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없어진다더니…우린 남고 그는 떠나"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대규모 제재 복원 및 원유 금수조치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외교로 고전하던 이란이 '슈퍼매파'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경질에 반색하고 나섰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몇 달 전 볼턴 보좌관은 이란이 3개월 내에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며 "우리는 변함없고, 그는 갔다"는 글을 남겼다.
라비에이 대변인은 이어 "전쟁과 경제테러의 최대 지지자가 축출됨으로써 백악관이 이란의 현실을 이해하는 데 대한 장애물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고위자문인 헤사메딘 아셰나 역시 트위터를 통해 "볼턴 보좌관이 배제돼오다 제거된 건 우연이 아니다"라며 "이는 미국의 최대압박 전략이 실패했다는 명백한 사인"이라고 주장했다.
볼턴 보좌관은 과거 "이란의 폭탄을 멈추려면 이란을 폭격하라(To stop Iran's Bomb, Bomb Iran)"고 주장한 전적이 있는 대이란 초강경파다. 이란은 볼턴 보좌관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및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함께 이른바 'B팀'으로 묶어 비난해왔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로하니 이란 대통령 간 직접 회동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과 로하니 대통령 간 유엔총회 만남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전제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매우 명확히 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9일 로하니 대통령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볼턴 보좌관은 이에 반대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만 "전세계 어느 지도자도 우리 중 누군가가 떠난다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중대한 변화가 이뤄지리라 추정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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