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독일 시민들이 지난 2일(현지시간) 독일에서 태어난 쌍둥이 자이언트 판다의 이름을 '홍(hong)'과 '콩(kong)'으로 지어야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홍콩에서 세 달 넘게 이어지는 전방위 반중(反中) 시위에 대한 지지차원이다.
가디언은 털도 자라지 않은 새끼 판다의 이름 논쟁에 5일(현지시간) 경제 사절단과 함께 중국으로 떠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입장이 난처해졌다고 보도했다.
판다 이름 논쟁의 시작은 독일 타블로이드 일간 빌트(Bild)가 새끼들의 이름을 홍과 콩으로 지어야한다고 주장하며 불거졌다.
일간 타게스슈피겔은 독자들을 상대로 선호하는 판다 이름을 물어보며 불을 지폈다.
설문조사 결과 1위를 차지한 것은 바로 '홍(hong)'과 '콩(kong)'. 인(Yin)과 양(Yang), 핑(Ping)과 퐁(Pong) 등은 그 뒤를 이었다.
빌트는 "우리가 새끼 판다의 이름을 홍, 콩으로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들의 뒤에 중국의 잔혹한 정치가 숨어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빌트는 독일 정부가 이 작은 새끼 곰들의 탄생에 정치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독일에서 태어난 판다의 이름 논쟁에 홍콩도 직접 발을 담갔다.
2014년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이자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어온 조슈아 웡(黃之鋒)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은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새끼들의 이름을 '자유'와 '민주주의'로 불러야 한다"며 "독일이 중국에 매우 분명한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동물권리단체인 '페타(Peta)'는 "지금이 판다의 착취에 대한 관심을 끌기에 적절한 시기"라며 반색했다.
페타 대변인은 "판다 새끼들은 대중적인 관심 때문에 오히려 슬픈 삶을 살고 있다"며 "그들은 한번도 진짜 중국의 산림이 어떤 모습인지 볼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판다를 대여해주는 방식으로 외교 활동을 펼치는 중국의 '판다 외교'를 지적하며 "판다는 중국의 정치적 목적과 자국의 위신, 이익 때문에 양육되고 있다"고 했다.
독일 베를린 동물원에서 새끼를 낳은 어미 판다 멍멍(夢夢)과 수컷 판다 자오칭(嬌慶) 역시 판다 외교 목적으로 2017년 6월 베를린에 대여됐다.
보도에 따르면 베를린 동물원은 15년 계약으로 중국 정부에 1500만 달러(약 182억원)를 지불했다. 계약에 의해 베를린에서 태어난 새끼들은 젖을 뗀 후 4년 안에 중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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