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실적' 혈안(?)'…'수배자 오인' 테이저건 쏜 경찰

기사등록 2019/08/14 16:00:25

지명수배자 특별검거기간 운영 실적 강요

여자친구와 귀가중이던 20대 정신적 충격 호소


【인천=뉴시스】 함상환 기자 = 인천서부경찰서 경찰관이 무고한 시민을 사기 수배자로 오인해 테이저건을 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실적을 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공권력을 사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께 인천 서구 석남동의 한 길가에서 서부서 수사과 직원 3명이 수배자 검거를 위해 잠복중 20대 시민 A씨를 수배자로 오인해 테이저건을 발사했다.
 
경찰은 수배자 검거를 위해 제보를 받고 잠복 중 여자친구와 귀가하는 A씨를 발견하고 검거하려는 과정에서 테이저건을 사용했다.
 
당시 경찰은 A씨와 체포영장이 발부된 수배자와 인상착의가 흡사해 진범으로 확신하고 검거에 불응하는 A씨를 향해 테이저건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이 쏜 테이저건에 아랫배를 맞고 그자리에 주저 앉았고 경찰은 곧바로 신분증을 확인했으나 수배자가 아닌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경찰에서 "여자 친구와 걸어가는데 갑자기 건장한 남성 3명이 자신을 잡으려고해 납치범인줄 알고 여자친구부터 대피시키고 자신도 뒷걸음질하는데 갑자기 경찰이 자신을 향해 테이저건을 발사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A씨는 여자친구과 귀가중 경찰이 쏜 테이저건에 부상을 입고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현재 경찰이 수배자 검거 기간을 설정하고 수배자 검거자에게 점수를 주는 실적위주의 검거에 대해 무리하게 공권력을 사용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인천경찰청을 비롯해 전국 일선 경찰은 10월 말까지 지명수배자 특별 검거기간을 설정하고 지명 수배자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일선 경찰서에는 수배자 검거자에게 점수를 주는 '실적위주의 검거'로 인해 무리한 실적쌓기의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일선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배자 검거 기간에 실적 쌓기 위해 무리하게 공권력을 사용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면서 "수배자 검거기간의 현실적인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현재 과잉 진압 여부를 가리기 위해 자체 감사에 착수하고, 정확한 테이저건 발사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관 3명이 시민을 향해 테이저건을 발사 한 것은 부적절 했다"면서 "A씨와 부모 등을 만나 충분히 사과하고 피해 보상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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