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하락에 공매도 금지 '만지작'…전문가들 "검토 필요하나 큰 기대 어려워"

기사등록 2019/08/06 17:11:43

"2008년·2011년 경제 위기 때 실시했지만 효과 작아"

"응급조치 방안 쓸 수 있으나 하락세 막기 힘들 것"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증권시장상황 점검 위한 금융투자업계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8.06.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증권시장상황 점검 위한 금융투자업계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8.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류병화 기자 = 금융당국이 증시 하락에 따라 공매도 규제 강화 카드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공매도 제한 조치 효과가 뚜렷하지 않아 증시 하락을 방어하는 데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놨다. 아울러 현 증시 급락이 아직 과거 공매도 제한 조치가 이뤄졌던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에 비견할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6일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손병두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투자업계 전문가 간담회'를 열어 증권시장상황을 점검하고 단기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손 부위원장은 "공매도의 순기능을 무시할 순 없지만 비상 시에는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규제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파는 투자기법을 말한다. 공매도 투자자는 주가가 하락하면 해당 주식을 사서 공매도분을 상환해 시세 차익을 챙길 수 있다. 주가가 많이 하락할수록 이익이 커지는 구조다.

정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에도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기업의 자사주 매입한도를 풀고,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업계 관계자는 "당시 공매도 규제는 전 세계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현 상황이 경제 위기로 보기 어려우며 금융당국도 한시적 공매도 금지도 검토해본다는 것이지 확정된 바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매도의 순기능이 있는 만큼 금융당국이 여러 검토를 거쳐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1년 공매도 금지 조치는 각국의 주요 증시가 폭락하고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해 경제위기 우려가 고조되며 코스피가 8월2일부터 9일까지 연속적으로 2~3%씩 하락하자 3개월간 한시적으로 이뤄졌다. 지수는 이 6거래일 동안 2172.31에서 1801.35로 370.96포인트(17.07%) 하락했다.

그러나 코스피는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에도 계속 하락하며 8월22일 1710.70까지 내렸다. 증시는 글로벌 증시가 진정국면에 접어든 이후에야 회복세를 보였다.

아울러 금융위는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라 2008년 10월 공매도 금지와 자사주 매입한도 완화 대책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공매도 금지는 9개월간 이뤄졌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공매도 금지를 검토 해보는 것은 가능하겠으나 경제위기에 준하는 상황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글로벌 시장 전체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공매도를 제한한다고 증시가 상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응급조치로 공매도 금지를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나 사후적인 여러 연구를 보더라도 매우 유용한 정책이었다고 보긴 힘들다"며 "당국에서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극단적인 상황에 대비하는 작업이 필요하나 현 시점이 극단적인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기 당시에도 공매도 거래 금지했었지만 공매도 거래 금지한다고 해서 떨어질 것이 안 떨어지지는 않는다"며 "다만 떨어지는 폭이 완만하게 형성될 수 있어 정부가 시장 안정화 조치의 하나로 검토할 만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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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하락에 공매도 금지 '만지작'…전문가들 "검토 필요하나 큰 기대 어려워"

기사등록 2019/08/06 17:11:4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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