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장 참사' 탈출구 닫은 직원들 "계단 올라섰을줄"

기사등록 2019/08/03 14:18:27

물건 드나드는 유출수직구 내 이동식 계단 존재

'물살 피하는 이곳에 올랐을 것으로 예상' 진술

경찰 "문 안 닫았을 경우 생존 가능 여부 수사 중"

주말에도 관계자 소환조사 계속…입건자는 아직

경찰, 과학수사대·소방당국과 함께 1차 현장감식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지난 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작업자들이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2019.08.01.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지난 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작업자들이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2019.08.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서울 양천구 빗물펌프장 사고 당시 사망 피해자들의 동료 직원들이 유일한 통로를 닫아버린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이 직원들은 피해자들이 물살을 피할 수 있는 계단에 있었을 것으로 예상했다는 진술을 경찰에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3일 "방수문을 닫은 사람들은 피해자들이 이 계단에 올라 물살을 피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문을 닫은 후) 인력바구니를 타고 구조하러 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시설의 구멍은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유지관리수직구와 물건이 이동하는 유출수직구 총 2개이다.

이 중 유출수직구에는 지상까지 연결돼 있진 않은 이동식 계단이 있는데, 이곳에 올라서면 물살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당시 현장 동료들은 피해자들이 이 계단에 올라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의미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관계자들은 대부분의 공사장 작업자들이 이 계단에 대해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유지관리수직구 문을 닫지 않았을 경우 피해자들이 생존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주말에도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까지 입건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찰은 이날 오후 과학수사대, 소방당국과 함께 1차 현장감식을 진행 중이다.

지난 2일 경찰은 현대건설 직원을 포함한 현장 동료들이 지난달 31일 사고 당시 서울 목동운동장 인근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 등 방재시설 확충공사' 현장의 유지관리수직구에 있는 방수문을 수동으로 직접 닫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방수문은 지하 40m 길이로 길게 뻗은 유지관리수직구에서 배수터널로 드나드는 통로다. 이 문은 안에서는 열 수 없다. 밖에서 닫아버리면 터널 안에 있는 사람이 자력으로 나오는 것이 불가능하다.

사고 당일 현대건설 협력업체의 K씨와 미얀마 국적 직원이 지하 터널로 내려간 것은 오전 7시10분, 이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현대건설 직원 A씨가 내려간 것이 7시50분이다.

하지만 현장 동료들은 A씨 등이 빠져나오지 못한 오전 8시15분께 유일한 출입통로인 방수문을 닫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내려간지 약 25분만에 탈출구가 막혀버렸던 셈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동료들이 대피하지 않은 사실을 알면서도 힘을 합쳐 이 문을 닫았다. 전기제어실 배수 펌프를 보호하고 감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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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장 참사' 탈출구 닫은 직원들 "계단 올라섰을줄"

기사등록 2019/08/03 14:18:2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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