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제외 앞두고 항공사들 고심…"日노선 더 줄여야 하나"

기사등록 2019/08/01 17:10:00

최종수정 2019/08/01 17:18:36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관계 악화 시 추가 타격 우려

日노선 운항 중단은 규정상 45일전 양국 신고해야

일부 LCC는 불과 몇 달 전 취항한 일본 노선 감축

수익성 좋은 일본 노선 대체할 노선 발굴에 속도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로 인한 반발로 일본 여행이 대폭 감소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자발적 일본여행 거부 운동이 시작된 7월 하반기 일본 항공여객 수가 지난 보다 13% 가량 감소했다. 31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내 일본 항공사 탑승 수속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9.07.3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로 인한 반발로 일본 여행이 대폭 감소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자발적 일본여행 거부 운동이 시작된 7월 하반기 일본 항공여객 수가 지난 보다 13% 가량 감소했다. 31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내 일본 항공사 탑승 수속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9.07.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성수기인데도 최저가로 나온 일본 항공권이 남았어요.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시 얼마나 더 탑승률이 하락할 지 모르겠습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항공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보이콧 재팬' 움직임이 장기화되면 일본 노선의 탑승률 하락도 불보듯 뻔해서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에게 일본 노선은 최대 수익원 노릇을 해왔다.

항공사들은 또한 일본 노선 공급을 줄이면 현지 공항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져 향후 수요가 돌아와도 다시 노선을 확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LCC는 물론 대형항공사들은 일본 노선의 공급 조정을 지속 검토하고 있다. 올 1분기부터 공급 과잉으로 인한 일본 노선의 탑승률 하락이 가시화됐는데, 한일 관계가 급속히 악화하면서 타격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국적 LCC 관계자는 "성수기인데도 최저가 일본행 항공권이 남아 있다. 한일 관계 때문에 관광 쪽에 실제로 타격이 온 것은 처음"이라며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결정하면 얼마나 탑승률이 감소할지 예상도 쉽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미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에어부산은 일부 지방발 일본 노선의 운항을 중단 및 감축하고, 진에어는 인천발 후쿠오카 노선을 감축하기로 했다. 전체 노선의 60% 이상이 일본 노선인 에어서울도 일본 노선의 공급 조정을 검토 중이다.

특히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은 불과 몇 달 전 취항했던 노선의 공급을 줄이기로 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11월 말 취항했던 대구~구마모토 노선을 오는 9월2일부터 운항 중단한다. 닛케이 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최근 구마모토현은 일본 방문객의 항공편 예약 취소가 늘어 해당 노선의 운항이 중단된다고 발표했다.

에어부산도 지난 6월 초 신규 취항한 대구~기타큐슈 노선을 매일 운항에서 주3회로 감편한다. 이와 관련 서일본신문은 "에어부산의 후쿠오카 지사에 따르면 한일 관계 악화로 (대구~기타큐슈 노선의)이용자가 줄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로 인한 반발로 일본 여행이 대폭 감소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자발적 일본여행 거부 운동이 시작된 7월 하반기 일본 항공여객 수가 지난 보다 13% 가량 감소했다. 31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내 일본 항공사 탑승 수속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9.07.3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로 인한 반발로 일본 여행이 대폭 감소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자발적 일본여행 거부 운동이 시작된 7월 하반기 일본 항공여객 수가 지난 보다 13% 가량 감소했다. 31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내 일본 항공사 탑승 수속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9.07.31. [email protected]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도 부산~삿포로 노선을 9월부터 운항 중단한다. 향후 인천발 삿포로, 오사카, 후쿠오카, 나고야 노선의 기재도 중소형기로 일부 변경, 공급을 조정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일본 노선 예약률이 7월은 전년 대비 3%, 8월은 2%, 9월은 2% 감소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본 노선 운항 중단은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인천~후쿠오카, 오사카, 오키나와 노선의 일부 스케줄에 투입되는 항공기를 기존 A330에서 B767, A321 등으로 변경해 좌석 공급을 줄일 계획이다.

일본 불매운동에 따른 노선 공급 축소는 이르면 9월 초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일본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규정상 45일 전 우리 정부와 일본 측에 신고하고 인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 운항 중단 및 감축이 결정된 노선은 이미 지난 5~6월 결정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 공급을 축소하는 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혹시라도 양국 간 관계가 개선돼 수요가 돌아와도, 운항을 중단했던 노선을 다시 확대하기는 쉽지 않아서다.

일본 노선의 수익성을 대체할 노선도 마땅치 않다고 한다. 거리가 짧은 일본 노선은 수익률이 좋아 LCC의 영업이익에 기여도가 상당했다.

일반적으로 비행시간이 두 배 길다고 항공권 운임도 이에 비례해 두 배 높은 것은 아니다. 아울러 비행시간이 4시간 이상인 노선에서는 교대 근무를 위해 운항 및 객실승무원이 추가 배정돼 고정비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 재팬' 움직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며 항공사들은 대체 노선 발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후보는 가까운 중국, 동남아 노선이다. 항공업계의 대목인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일본 대신 중국이나 동남아 노선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모션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배분 받은 중국 운수권을 이용한 신규 취항도 이어지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인천~상하이 노선에 신규 취항했으며, 티웨이항공은 9월부터 대구발 장자제, 옌지 노선에 항공편을 띄운다. 제주항공도 이달부터 인천과 제주, 부산과 무안을 기점으로 중국 옌지, 지난, 장자제 등 도시에 취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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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리스트 제외 앞두고 항공사들 고심…"日노선 더 줄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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