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스페이스 22= '거리를 메우던 그 많던 사람은 다 어디로 갔을까?' 지난 20여년간 공간의 기억과 흔적을 기록해온 사진가 김동욱이 지난해에 이어 '서울,심야산보Ⅱ'전을 열었다.
인적이 끊긴 밤 시간에 카메라에 담긴 건물들은 서늘한 밤의 풍경을 전한다. 을지로와 청계천 종로 무교동등에 있던 상가주택들이다. 1950년~1960년대에 지어져 과거 수도 서울의 대도시 가로 경관의 상징물로 꼽혔던 건물들이었다.
작가는 "수년 전 겨울 어느 날 저녁 지인들과 모임을 하고 소공동 오피스타운 거리를 걷다가 희미한 가로등 아래서 불현듯 건물들이 다가와 자신한테 독백하는 듯한 느낌에 홀연히 작업을 착수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라지는 존재들에 대한 아련함이 배경이다. "도시에 밤이 오면 낮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분주히 움직이던 자동차의 행렬, 생계를 잇기 위해 바쁘게 오가던 사람도 사라지고 간간이 보이던 취객의 흔들리는 걸음마저 어둠에 묻히면, 한낮에 위용을 자랑하는 신축빌딩 사이에서 남루하게 서있던 오래된 건물이 당당한 자태로 나에게 다가와 이야기를 들려준다. 도시가 어떻게 생기고 바뀌어 왔는지를"
서울역, 소공동, 을지로, 충무로 등 이제는 사라진 건물들과 과거의 시간을 담은 40여점의 작품은 '근대 풍경'을 재생한다. '서울-심야산보'전 결산 작품집도 발간했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전공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전시는 8월9일까지.
◇요갤러리 = 사진작가이자 평론가인 진동선 현대사진연구소장의 '밤의 파리 Paris de Nuit'전을 17~30일 연다.
작가가 오랫동안 만났던 프랑스 파리의 밤풍경은 우울과 신비 혹은 깊은 어둠과 현실의 기이함으로 다가온다.
"텅빈 거리, 깊은 어둠, 빛나는 가로등, 무언의 사물성은 밤이 주는 부재의 멜랑콜리였다. 파리의 밤은 그렇게 부재의 얼굴들이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우울이었고 신비의 모습이었으며 부단히 익숙함과 낯섦을 횡단하는 기이한 초현실의 형상이었다."
그가 사랑했던 파리의 밤은 결국 시간의 연민이다. 아름답고 황홀했고 그리움으로 채색된 지나온 삶의 시선이 진하게 담겼다.
진동선 작가는 홍익대, 위스콘신대, 뉴욕주립대에서 사진을 공부했다. '사진기호학'을 비롯한 사진이론서 및 'STILL in THERE'(2018),'PARIS de NUIT'(2019)를 출간했다. 2000년 광주비엔날레 전시팀장, 2008년 대구사진비엔날레 큐레이터, 2009년 울산국제사진페스티벌 총감독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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