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재 수출규제 가능성 낮아...현실화해도 국내 기업 영향 제한적"

기사등록 2019/07/01 09:40:03

자국 기업에도 피해 예상...애플·HP·델 등 美업체 피해도

미중 무역 갈등 간신히 봉합 속 국제 무역갈등 촉발 부담

실행하더라도 전면 수출제한보다는 절차적 불편함 수준

국산 소재 비중 확대 계기 가능성에 '日 자충수' 분석도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 삼성전자)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 삼성전자)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로 우리나라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을 겨냥한 사실상의 경제 제재를 발동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 LG, SK 등 관련 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1일 업계 관계자는 "일본 자국 기업에도 피해가 예상되고, 국제 무역갈등도 촉발 시킬 수 있는 내용이라 일본 정부가 보도된 대로 수출 규제 조치를 극단적인 수준까지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생산 차질을 겪을 수 있는 기업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한 시나리오별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입장이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케이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오는 4일부터 일본이 반도체용 포토레지스트와 고순도 불산 및 플루오린 폴리이미디드 등 3개 품목에 대해 한국 수출을 규제한다는 내용을 일본 정부가 1일 공식 발표하 것이라고 지난 30일 보도했다.

또 한달 간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첨단재료 등의 수출에 관해 허가신청이 면제되는 '화이트 국가' 리스트 27개국에서 한국을 8월1일부터 제외히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보도 내용대로라면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첨단 소재 등 수출규제 대상 품목에 대해 수출절 차의 간소화 등 우대 조치를 받아왔지만 4일부터는 약 90일이 소요되는 허가 신청과 심사라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선 포토레지스트(감광제, PR)는 반도체 노광 공정에서 필름 역할을 하는 핵심 소재로 일본에서는 스미토모, 신예츠, JSR, FFEM, TOK 등이 국내 업체들에 공급 중이다. 국내에서도 금호석유화학과 동진세미켐, 동우화인켐 등이 생산하고 있지만 핵심 레이어에서는 주로 일본 제품이 주로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불산(불화수소, HF)은 반응성이 매우 커 어지간한 금속은 물론이거니와 유리나 실리콘을 녹이는 물질로 반도체 식각 및 세정 공정과 디스플레이 슬리밍 공정의 소재로 사용된다. 솔브레인, 이엔에프테크놀로지가 국내에 공급 중이지만, 스텔라, 모리타 등 일본 업체들과의 조인트벤처사인 훽트와 팸테크놀로지를 통해 원재료를 수입하고 이를 합성 정제해 공급하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일본 업체들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는 불소 처리를 통해 열 안정성과 강도 등의 특성을 강화한 폴리이미드(PI) 필름으로, 플렉서블 OLED용 패널 핵심소재다. 국내 공급사가 없어 일본 스미토모에서 거의 전량을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승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 가지 품목 중 포로레지스트와 불산은 국내 업체들이 일부 생산가능하다고는 하지만, 품질 등에서 분명 차이가 있다"면서 "일본의 원재료를 정제, 재가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소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보도된 대로 수출 규제 조치를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며, 전면적인 수출 제한보다는 절차적인 측면에서 불편함을 주는 선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우선 일본 소재 업체들의 입장에서도 실적 타격이 클 수밖에 없어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애플, HP, 델 등 미국 주요 업체들의 피해도 불가피해져 미·중이 무역 갈등을 간신히 봉합한 모습을 띈 상황에서 일본이 나서서 판을 깰 수 있다는 부담을 과연 일본 정부가 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드는 것도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해준다.
 
이 연구원은 "보도 내용대로 일본의 규제가 현실화된다 하더라도, 가뜩이나 재고 부담이 큰 국내 메모리 업체들은 자연스럽게 감산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아, 반도체 사이클 바닥 시점을 앞당기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면서 "시행 기간이 장기화하지만 않는다면,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및 주가에 큰 악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수입 중단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판단하며 이 경우 한국 소재 업체 이익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90일 이상 일본 수입이 중단될 경우 반도체 생산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으나, 더 장기적으로 보면 소싱처 다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수입 규제로 거론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가 쓰이는 경우는 투명PI(CPI)로 폴더블 스마트폰 제품에 국한된다"면서 "실제 이로 인한 CPI 공급선 변화도 있기 때문에 폴더블 스마트폰 양산 차질 가능성은 낮고, 불산계가 아닌 초산(Acetic)계를 원료를 쓰는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SKC코오롱 PI의 PI제품은 이번 사안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보도대로 일본 정부의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일본의 자충수가 될 것이며 오히려 국내 업체 제조사 및 소재 업체 중장기 수혜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양재 KTB증권 연구원은 "일본 업체(Toshiba, Sharp, JDI)는 경쟁력 상실로 시장 점유율 확대 여력이 없고, 국내 제조사와 소재 업계도 일본 수입 심사 기간을 견딜 재고를 보유한 상황"이라며 "이번 이슈는 국내 제조사가 과잉 재고를 소진하고 생산 차질을 빌미로 가격 협상력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소재 기업 입장에서도 이번 이슈는 우리나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사가 자국산 소재 비중 확대 계기가 될 것"이라며 후성(불산), 동진쎄미켐(포토레지스트) 등 국내 소재 업체들의 중장기적인 국산화 수혜 가능성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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