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동시적·병행적 진전' 강조…트럼프 방한 앞서 北 유화책?

기사등록 2019/06/28 17:24:52

비건 "동시적·병행적 진전 위해 北과 논의 준비돼"

美 유연성 내비치며 북한 실무협상 테이블로 유도

"미국 '빅딜' 기조 선회 판단 일러, 대화 의지 재확인"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28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2019.06.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28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2019.06.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8일 '동시적·병행적인 진전'이란 표현을 언급해 주목된다.

비건 대표는 이날 서울 외교청사에서 열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공약을 동시적·병행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 북측과 건설적인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비건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미국이 유연성을 발휘할 가능성을 내비치며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해 유화적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북한이 (미국을) 만나주지 않으니까 북미 실무협상 테이블로 북한을 유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최근 북한이 새로운 계산법을 갖고 나오라며 '북미대화 불가' 입장을 내놓은 데 대해 "동시적·병행적 진전(simultaneously and in parallel)'을 언급하며 대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동시적·병행적' 진전은 지난 1월 말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스탠퍼드 대학 강연에서 내놓은 기조다.

비건 대표는 당시 "북한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약속을 지킨다면 두 정상이 지난 여름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했던 모든 약속을 동시에 그리고 병행적으로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월말 하노이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일괄타결식 빅딜'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영변 핵시설 폐기에 따른 사실상 전면 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회담은 결렬됐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앞두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06.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앞두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06.28. [email protected]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비건 대표는 "미국은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완전한 해법(total solution)'이 필요하다고 강경론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비핵화 협상 경색 국면이 4개월째 지속되다가 최근 정상 간 친서를 교환하면서 북미 대화의 분위기가 조성된 가운데 '동시적 병행적 추진' 기조가 재등장한 것은 미국의 빅딜론이 어느 정도 유연해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비건 대표의 '동시적·병행적인 진전' 발언이 미국의 '빅딜' 입장이 선회한 것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이 적극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입장이) 약간 유연해졌다고 볼 수 있지만 북한의 호응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라면서 "(미국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한 정도"라고 평가했다.

남 교수는 "북한의 '스몰 딜', 미국의 '빅딜' 주장이 충돌해 협상이 안 되니까 북미 양측의 안을 다시 논의해보고 비핵화와 제재완화를 다시 맞춰보자는 뜻이 담긴 것"이라고 해석했다.

비건 특별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북한이 호응해 나올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오는 29~30일 한미 정상회담과 트럼프 대통령의 DMZ 연설에서 나오는 메시지를 듣고 대화에 나설지를 판단할 것으로 관측된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비건 '동시적·병행적 진전' 강조…트럼프 방한 앞서 北 유화책?

기사등록 2019/06/28 17:24:52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