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일정 합의 없는 6월 국회…국회법 따져봐도 '파행 불가피'

기사등록 2019/06/18 17:31:54

최종수정 2019/06/18 17: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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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상 의사일정 결정은 교섭단체 '협의' 있어야

의장 직권으로 일정 확정 가능하지만 정치적 부담

상임위 정상 가동도 난망…한국당이 위원장 7곳

그 외 상임위서 법안 의결해도 법사위서 또 걸려

'위원장이 회의를 거부·기피할 경우' 국회법 모호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직무 대행 맡을 경우 논란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하면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2019.06.18.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하면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2019.06.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의 소집 요구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6월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되지만 곳곳에서 파행 운영이 불가피해 보인다.

국회법상 자유한국당과의 의사일정 합의 없이는 국회 상임위원회나 본회의가 열리기 힘들어 정상적 국회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인영 민주당·나경원 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18일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간 회동을 가졌지만 의사일정 합의에 실패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과 경제청문회 등 주요 쟁점마다 이견만 확인한 3당 원내대표는 다음 회동 약속조차 잡지 못한 채 헤어져 지난 4월5일 이후 본회의 한번 열지 못한 국회는 당분간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갈 수 밖에 없게 됐다.

국회에 따르면 국회법 76조는 '본회의 개의일시 및 심의대상 안건' 등 회기 전체 의사일정은 국회의장이 국회 운영위원회와 협의토록 규정하고 있다.

운영위는 국회에 20명 이상의 소속 의원을 가진 교섭단체 대표의원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합의로 의사일정이 결정되는 구조다. 한국당이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6월 임시국회 운영 스케줄 자체를 만들 수 없다는 얘기다.

물론 국회법상으로는 의사일정 결정을 '합의'가 아닌 '협의'로 표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야 4당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의사일정에 합의해주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그동안 의사일정 조항은 '합의'로 해석해 운영해 오던 게 국회 관례여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

다만 국회법 76조 2항에서는 '전체 의사일정을 작성할 때에는 국회 운영위와 협의하되 협의가 이뤄지지 아니할 때에는 의장이 이를 결정한다'는 예외조항을 뒀다. 국회의장에게 의사일정을 직권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이다.

또 76조 5항에서는 '의장은 특히 긴급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회의의 일시만을 의원에게 통지하고 개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의사일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법률안 의결을 위한 본회의나 대정부질문 또는 시정연설을 위한 본회의 등을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열 수 있게 한 조항이다.

여야 4당이 내심 문 의장의 결단을 바라는 것도 이같은 조항들에 근거를 둔 것이다. 특히 6월 국회에서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통과를 지상과제로 삼고 있는 민주당은 문 의장이 추경 심사 전 거쳐야 하는 국무총리의 시정연설 일정만이라도 직권으로 잡아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출신인 문 의장이 직권으로 의사일정을 결정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의사일정을 합의해 온 국회 관례를 의장 스스로 깨버리는 모양새인 데다 한국당과의 협상 여지를 완전히 꺼트릴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는 대목이다.

실제 문 의장은 이날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교섭단체 간에 의사일정 합의를 바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직권으로 의사일정을 정해 밀어붙인 전례가 없지는 않다. 19대 국회 시절인 지난 2014년 9월 세월호특별법 정국에서 정기국회 공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당시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의사일정을 결정한 사례가 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국회게시판에 붙은 제369회 6월 국회(임시회) 집회요구서 공고문을 국회 의사과 관계자가 바라보고 있다.  2019.06.17.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국회게시판에 붙은 제369회 6월 국회(임시회) 집회요구서 공고문을 국회 의사과 관계자가 바라보고 있다.  2019.06.17. [email protected]
그러나 정 의장은 당시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으로부터 "야당을 무시하는 독재적 발상"이라는 비판을 들어야 했고 정치적 부담과 야당의 거듭된 요청에 따라 본회의 일정을 연기하자 거꾸로 여당인 새누리당으로부터 의장 사퇴 압박을 받기도 했다.

국회 상임위 역시 한국당의 협조 없이는 원만한 운영이 힘들다. 국회법 52조에 따르면 상임위는 '본회의의 의결이 있을 때'나 '의장이나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열 수 있다.

국회의장이 직접 나서지 않는다면 회의 소집 권한은 상임위원장에게 있다는 의미다. 위원장이 한국당 몫인 상임위는 6월 임시회 중에 정상 가동되기 어려운 이유다.

국회 18개 상임위원회 및 상설특별위원회 가운데 한국당이 위원장을 차지하고 있는 위원회는 법제사법·외교통일·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보건복지·환경노동·국토교통·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7곳에 달한다.

이에 민주당은 자신들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부터 즉각 소집해 정상 가동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회법상 상임위는 재적위원 5분의 1 이상 출석만 있으면 개회할 수 있기 때문에 여야 4당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는 한국당 없이도 소집할 수 있다.

하지만 설령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가 정상적으로 돌아가 법안을 의결한다 해도 다음 단계에서 막힐 공산이 크다. 다른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갖는 법사위가 한국당이 위원장이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위원장인 상임위의 경우 개회를 요구한 뒤 이에 응하지 않으면 민주당 간사가 사회권을 행사하도록 한다는 계획이지만 성사 가능성은 미지수다.

국회법 52조는 '재적위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에도 상임위를 개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더해 국회법 50조는 '위원장이 위원회의 개회 또는 의사진행을 거부·기피하거나 직무대리자를 지정하지 않아 위원회가 활동하기 어려울 때'에 한해 다른 교섭단체 소속 간사가 위원장 직무를 대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위원장이 상임위 회의를 '거부·기피'할 경우에 대한 모호성이다. 국회법 조항을 두고 해석의 여지가 많아 상임위원장을 대신한 민주당 간사의 사회권 행사 여부를 두고 여야가 지리한 공방만 이어갈 공산이 크다. 이 과정에서 여야 간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민주당을 제외한 야 4당 원내대표가 소집한 지난 1월 임시국회는 "야당이 임시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삼으려 한다"는 민주당의 거부로 단 한차례의 본회의조차 열리지 못한 바 있다. 이번에는 정반대 양상으로 6월 임시국회가 헛바퀴만 돌다 끝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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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일정 합의 없는 6월 국회…국회법 따져봐도 '파행 불가피'

기사등록 2019/06/18 17:31:54 최초수정 2019/06/18 17: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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