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홍콩 정부는 현지에서 신병 구속한 피의자를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개정에 반발해 100만명이 반대 시위를 했음에도 관련 법안 추진을 강행하겠다고 10일 밝혔다.
AP 통신과 동망(東網) 등에 따르면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도망범 조례(逃犯條例)' 개정안이 중요하며 홍콩에 정의를 세우고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가결 절차를 계속 밟을 방침이라고 언명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개정안이 12일 예정대로 입법회에서 심의를 재개할 것이라면서 자신이 과거에도 논란이 많은 의제를 여러 건 처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정안에 반대하는 여론을 청취하고 수렴해 균형을 취하겠다며 계속 법안 취지와 내용을 시민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작업을 펼치겠다고 부연했다.
다만 캐리 람 행정장관은 역대 최고의 반중 시위 군중이 운집한 점을 의식해 개정안에 인권보장을 강화하는 내용을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캐리 람 행정장관이 개정안 강행을 선언하면서 홍콩 정부와 민주파 단체, 시민 간 갈등이 한층 격화하면서 자칫 대규모 유혈사태를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전날 홍콩섬 중심가에서는 민주파 단체 민간인권진선(民間人權陣線 민진) 주관으로 '도망범 조례' 개정에 항의하는 가두시위가 103만명이 참가한 가운데 펼쳐졌다.
시위 군중은 홍콩 중국 귀속 후 최대인 2003년 국가안전법 반대 시위의 50만명을 두 배 이상 넘어섰다. 경찰 추산은 24만명이다.
주최 측인 민주파 단체 민간인권진선(民間人權陣線 민진)은 103만명이라고 밝혔다. 경찰 추산은 24만명이다.
홍콩 입법회(의회)는 중국 사법당국의 기소를 당한 범죄인을 본토로 인도할 수 있는 개정안을 심의 중이다.
중앙정부 지시에 따른 조례 개정인 만큼 거의 가결이 확실한 상황이다.
개정안이 발효하면 중국 측으로선 '요주의 인물'인 홍콩 민주활동가와 중국에서 활동하다가 홍콩에 들어온 인권운동가 등 반체제 인사는 물론 중국 측과 사업상 분규를 빚은 기업 관계자 등이 강제로 송환당할 가능성이 크다.
시위에선 민주파회의, 민주당, 인민역량(人民力量), 홍콩중지(香港衆志), 신민주동맹 등 민주파 정당단체와 시민은 "중국에 송환하면 홍콩은 흑감옥으로 변한다", "캐리 람 행정장관과 존 리(李家超) 보안국장 퇴진" 등 구호를 외쳤다.
또한 시위대는 "중국으로 이송 반대(反送中)" 등등도 부르짖으면서 입법회까지 행진한 다음 청사를 포위하고서 10일 새벽까지 경찰과 대치했다.
그런 와중에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최소한 경관 3명이 다치고 시위군중도 여러 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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