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는 3대 영화제 중 한국 영화의 진가를 제일 늦게 알아봤다. 베를린 영화제나 베니스 영화제가 1960년대부터 경쟁·비경쟁 부문에 한국영화를 초청한 것과 달리, 칸은 1980년대에 들어서야 처음으로 한국 영화를 초대했다.
이후 2009년에 박찬욱 감독이 '박쥐'로 3등상인 심사위원상, 2010년에 이창동 감독이 '시'로 각본상을 수상했다. 이후 본선인 경쟁 부문에 '다른 나라에서'(감독 홍상수), '아가씨'(감독 박찬욱), '그 후'(감독 홍상수) 등이 올랐지만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평점 집계 사이트인 스크린 데일리에서 사상 최초로 3.8점을 얻는 등 호평을 받았으나, 황금종려상은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가족'이 가져갔다.
봉준호 감독은 2006년 '괴물'이 감독주간에 최초 초청된 이래 13년 만, 경쟁부문에 진출한 지 2년 만에 황금종려상의 영광을 안았다. 봉 감독은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도쿄!'와 '마더'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올랐으나 무관에 그쳤다. 이후 8년 만인 2017년 '옥자'를 통해 경쟁부문에 올랐지만, 넷플릭스 영화의 경쟁부문 진출과 관련해 논란을 낳았다. 결국 칸 영화제는 극장에 걸리지 않은 넷플릭스 제작 영화는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오를 수 없다는 규칙을 만들었다. 봉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2년 전의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룩한 것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