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 중 수출 비중 49%
美기업 서비스 못 받으면 수출 타격 불가피
안드로이드 프리미엄 시장서 삼성 수혜 전망
【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이어지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및 중화권 상위 제조사들이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화웨이가 미국 기업들로부터 기술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면 스마트폰 수출 전선에 큰 타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3위 업체로, 특히 중국 본토에서 두터운 사용자층을 거느리고 있다. 제품 라인업도 프리미엄급부터 저가형까지 고루 갖춰, 성장 침체기인 시장에서 빠른 출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화웨이와의 거래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특히 구글은 화웨이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오픈소스를 제외한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의 기존 스마트폰은 OS 업데이트가 불가능하고, 향후 출시되는 신제품은 플레이스토어를 설치할 수 없으니 지메일, 유튜브, 크롬 등 구글의 전용앱도 사용하지 못 하게 된다.
구글의 서비스 공급이 중단되면 향후 화웨이는 수출에서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중국 시장에서는 기존에도 구글플레이를 사용하지 못 했으며 현지 모바일 서비스는 바이두나 텐센트 등으로 대체됐다. 그러나 유럽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는 유튜브, 지메일 등이 필수적인 콘텐츠다.
시장조사기관 SA(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 스마트폰의 지역별 출하량 비중은 아시아 61%, 유럽 22%, 남미 8%, 북미 0.3% 등 순으로 조사됐다. 전체 출하량에서 내수만 따지면 51%로, 수출되는 출하량의 비중이 49%에 달한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의 무역분쟁 장기화로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장기화되면 하이엔드 스마트폰에서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삼성전자, 로우엔드 영역에서는 삼성전자, 오포(OPPO), 비보(Vivo), 샤오미(Xiaomi) 등 상위권 업체 중심의 반사 수혜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애플도 중국 내수 시장에서 불매 운동이 벌어지면 매출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 아이폰의 지난해 중국 출하량은 369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안드로이드 프리미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 연구원은 "북미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삼성전자가 화웨이와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곳"이라며 "특히 플래그십 마켓인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장기화될수록 삼성전자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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