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주택시장 관망세와 고분양가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달 역대급 분양 물량이 예고되면서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봄 분양 성수기를 맞아 내집 마련을 기다려 온 실수요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공급 물량이 대거 포진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적체가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7일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 6만2000여 가구가 쏟아질 예정이다. 2000년 이후 5월 분양 물량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지난해 같은 달 3만4467가구와 비교해도 배 가까이 늘었다. 봄 분양 성수기에 지난해 말부터 누적된 물량이 더해지면서 공급 규모가 커졌다.
수도권에선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비롯해 대규모 재개발, 공공택지 등에서 다양한 분양 물량이 공급된다.
서울에선 강남 래미안 라클래시, 호반써밋 송파 신내역 힐데스하임 등이 분양할 예정이고, 경기에선 남양주 다산신도시 자연앤푸르지오, 성남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 인천 주안 캐슬&더샵, 인천 검단신도시 예미지 트리플에듀, 파주 운정신도시 파크푸르지오 등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지방에선 세종 어울림 파밀리에 센트럴, 대전 중촌 푸르지오 센터파크,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부산 두산위브더제니스 하버시티, 군산 디오션시티 더샵, 양산 사송더샵데시앙 등이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봄 분양 성수기를 맞아 건설사업자들이 앞다퉈 물량을 쏟아내면서 실수요자들은 내집 마련의 호기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연기, 기본형건축비 인상 등으로 줄줄이 연기됐던 분양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실수요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반대로 주택시장 하향안정세와 관망세, 분양시장 규제, 고분양가 논란 등으로 청약시장이 과열됐던 지난 몇 년 간 상황과는 분위기가 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입지와 브랜드, 분양가 등의 조건에 따라 되는 곳은 되고, 안 되는 곳은 안 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부동산정보 서비스 직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8.6대 1로 직전 분기 37.5대 1보다 크게 낮아졌다.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도 13.8대 1로 직전 분기 16대 1보다 하락했다.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경우 평균 7.1대 1로 직전 분기 11.7대 1보다 내려갔다.
서울 1순위 청약가점 역시 직전 분기 57점에 비해 10점 이상 떨어진 44점에 그쳤다. 수도권도 38점으로 직전 분기 45점 대비 커트라인이 내려갔다.
그러나 대구 빌리브 스카이(135대 1), 대전 아이파크시티2단지(86.5대 1),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31.1대 1) 등 랜드마크급 주상복합 단지나 도심접근성이 좋은 단지를 중심으로 수십에서 수백 대 일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위세를 뽐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분기는 비수기인데다 달라진 청약제도와 거래 관망세까지 더해져 청약경쟁률이 낮아진 반면 입지 여건이 뛰어나거나 향후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지역 및 단지 중심으로 청약 수요가 집중됐다"며 "그렇지 않은 곳은 수요 이탈로 청약경쟁률이 낮아지는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연초 계획에서 일부 아파트 분양 일정이 연기되면서 분양 성수기인 이 달에 분양 물량이 크게 늘었다"며 "물량이 많은 만큼 세종시를 비롯해 서울 강남, 경기 과천, 성남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적체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지역침체 여파로 주택시장이 침체된 지역 외에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도 미분상 현상이 짙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달 분양 물량은 수도권 3만9270가구, 지방 2만3311가구로 수도권에 62.7%가 예정돼 있다. 특히 경기가 2만8092가구로 수도권 물량의 71%를 차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은 전월 대비 4.2% 증가한 6만2147호로 집계됐다. 특히 수도권이 1만529호로 전월 대비 36.3% 급증했다.
서울은 770호로 전월(50호) 대비 1440%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2016년 3월 말(788호) 이래 최근 3년 간 가장 많은 수치다. 같은 기간 인천도 1799호에서 2454호로 36.4%, 경기는 5878호에서 7305호로 24.3% 각각 증가했다.
신규 미분양이 늘고 기존 물량 해소가 둔화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 한달간 수도권 미분양 신규 증가분은 3525호로 전월(554호) 대비 536.3% 큰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기존 미분양 해소는 전월 980호에서 723호로 26.2% 감소하는데 그쳤다.
서울과 인천의 경우 악성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했다. 서울은 39호에서 60호로, 인천은 467호에서 584호로 각 53.8%와 25.1% 늘었다. 다만 경기는 2667호에서 2477호로 7.1%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서울이나 수도권이라고 해서 무조건 흥행하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자칫 분양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엔 고스란히 미분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청약 요건이 강화된데다 분양가, 대출, 기대이익 등이 맞아 떨어지지 않으면 청약경쟁률이 받쳐주더라도 실제 계약으로 연결되지 않는 사례가 다수 발생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