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탄도미사일 도발…북미 대화·인도적 지원 논의 '위태'

기사등록 2019/05/05 13:50:17

김정은 비핵화 의지 미국 내 회의론 짙어질 전망

"北 미사일 실험 중단 트럼프 성과도 위태로워져"

중·장거리 미사일 아니라 추가 제재 가능성은 낮아

대화 재개 실마리 찾기 힘들어져…'자충수' 지적도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 논의 더 힘들어질 가능성"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이 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보도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가 날아가고 있다. 2019.05.05. (사진=노동신문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이 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보도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가 날아가고 있다. 2019.05.05. (사진=노동신문 캡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북한이 지난 4일 무력 시위에 사용한 신형전술무기가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교착국면에 놓인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당분간 경색을 피하기 더 어려워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외교적 치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유예를 강조해왔다. 북한이 비록 단거리지만 미사일을 활용한 발사를 감행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회의론이 한층 짙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전연(전방) 및 동부전선 방어부대들의 대구경 장거리방사포, 전술유도무기 타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5일 관련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사진으로 미뤄 전술유도무기가 러시아의 지대지 탄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의 개량형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사거리를 50~60km에서 500km까지 조절할 수 있고, 최종단계에 진입 각도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무기로 평가받는다.

양욱 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어제 우려했던대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음을 스스로 밝혔다"며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KN-02의 개량형의 발사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양 위원은 이 무기가 "이스칸데르 카피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동해상에서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 전술유도무기의 타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2019.05.05. (사진=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동해상에서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 전술유도무기의 타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2019.05.05. (사진=노동신문) [email protected]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구경장거리방사포는 예상했던대로 300mm와 240mm를 모두 가지고 나와 발사했다"며 "문제는 예상치 못했던 전술유도무기인데 바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알려진 단거리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문제는 이것이 단거리지만 탄도미사일이라는 점에서 제재 위반이라는 점"이라며 "지난해 북한이 4월20일 새로운 전략노선을 발표하며 핵실험과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중단을 약속한 것까지 깬 것이 아니냐는 확대한 평가까지도 있을 수 있어 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이와 관련해 '미사일'이라고 발표했다가 '발사체'로 발표를 정정했다. 그러나 군의 정찰·감시 자산에 포착된 발사체의 사거리가 200㎞까지 나와 미사일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백악관은 맞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이 흥미로운 세상에서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지만 김정은은 북한의 경제 잠재력을 완전히 깨닫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방해하거나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여전한 믿음을 표시했다. 이어 "김정은은 또 내가 그와 함께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나와 했던 약속을 깨길 원하지 않는다. 거래는 이뤄질 것"이라며 대화 재개의 문을 닫지 않았다.

북한도 중·장거리 미사일 도발은 자제하고 있는 만큼 대화 자체를 중단하겠다는 의사는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미국 정치권과 언론의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회의론은 깊어질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관한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이 위태로워졌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동해상에서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 전술유도무기의 타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2019.05.05. (사진=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동해상에서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 전술유도무기의 타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2019.05.05. (사진=노동신문) [email protected]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발사를 전면 금지하고 있다. 다만 미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아니라는 점에서 안보리 제재 수위가 추가적으로 높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유엔 안보리는 관행적으로 북한이 장거리 또는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새로운 제재를 부과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 "백악관도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논평은 했지만 액션으로 나가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대북 제재가 강화되지는 않더라도 당분간 북미 대화 재개의 실마리 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북한이 연말이라고 시한을 못박아 놨지만 행동은 조급하다. 그만큼 북한이 제재의 압박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자충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려 해도 할 수 없다.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논의도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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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05/05 13:50:1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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