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갈등 해소 강조했지만…'적폐 청산 중단 없다' 선 긋기

기사등록 2019/05/02 18:57:37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사회계 원로 초청 오찬간담회에 참석하여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5.0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사회계 원로 초청 오찬간담회에 참석하여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5.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날로 심화되는 사회 갈등에 대해 우려하면서 통합과 협치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적폐 청산에 대해서는 "타협이 어렵다"며 단호한 태도를 견지했다.

문 대통령은 2일 사회계 원로 13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최근 정치·사회 갈등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적폐 수사'를 그만하고 좀 통합으로 나가야 하지 않겠나는 말씀들도 많이 듣는다. (그러나) 살아 움직이는 수사에 대해서 정부가 통제할 수도 없고 또 통제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는 국정 농단이나 사법 농단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아주 심각한 반헌법적인 것이고, 또 헌법 파괴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타협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빨리 진상을 규명하고 청산이 이뤄진 다음 그 성찰 위에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나가자는 데 대해서 공감이 있다면 그 구체적인 방안들에 대해 얼마든지 협치하고 타협도 할 수 있을 것인데, 국정 농단이나 사법 농단 그 자체를 바라보는 기본적인 입장이나 시각이 다르니까 그런 것이 어려움들이 많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는 여야 대립과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적폐 청산을 멈출 수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일부 원로들은 정치권의 극한 대치와 사회적 갈등을 풀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통합과 협치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사회계 원로 초청 오찬간담회에 앞서 윤여준(전 환경부 장관) 윤여준 청치연구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05.0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사회계 원로 초청 오찬간담회에 앞서 윤여준(전 환경부 장관) 윤여준 청치연구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05.02.  [email protected]
 
윤여준 전(前) 환경부 장관은 "민주당은 여당이 된 지 2년이 됐는데 야당처럼 보이고 있다. 융통성을 보여야 한다"며 "이런 국면에서는 대통령이 나서지 않으면, 문제를 풀기가 힘들다. 대통령께서 정국을 직접 풀려는 노력을 하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1987년 민주화나 촛불(혁명) 때도 국민들 의견은 결국 헌법대로 하자는 것으로 합쳐져 한국의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 그러면서도 피 한 방울 안 흘렸다"며 "이런 것을 하나로 집결시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잡아야 한다. 싸움에 에너지 소진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며 국민 뜻을 모아 협조·호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역시 정치권과 사회 갈등에 대해 큰 우려감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권이 정파에 따라서 대립이나 갈등이 격렬하고, 또 그에 따라서 지지하는 국민 사이에서도 갈수록 적대감이 높아지는 현상들이 가장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또 "과거의 진보·보수 이런 것은 거의 의미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 그런 프레임을 없애는 데 내 나름대로는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 참석자는 "문 대통령의 가장 큰 고민이 사회적 갈등 해소에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사회계 원로 초청 오찬간담회에 앞서 이홍구(전 국무총리) 유민문화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05.02.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사회계 원로 초청 오찬간담회에 앞서 이홍구(전 국무총리) 유민문화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05.02.  [email protected]
하지만 문 대통령이 적폐 청산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강조한 것은 이 문제가 이념의 문제가 아닌 원칙과 상식의 문제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정부는 출범과 함께 강력하게 권력 적폐를 청산해 나갔다. 검찰, 경찰, 국정원, 국세청 등 각 부처도 자율적으로 과거의 잘못을 찾아내고 바로잡아 나가는 자체 개혁에 나섰다"며 "우리 정부는 지난 정부의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잘못된 과거로 회귀하는 일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제 정부는 평범한 국민의 일상이 불공정의 벽에 가로막혀 좌절하지 않도록 생활 속의 적폐를 중단 없이 청산해 나가겠다"는 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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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05/02 18:57:3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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