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방탄소년단, 빌보드 톱 듀오·그룹···"K팝 새 전기"

기사등록 2019/05/02 15:53:30

방탄소년단 '2019 빌보드 뮤직 어워즈' 트로피 ⓒ빅히트
방탄소년단 '2019 빌보드 뮤직 어워즈' 트로피 ⓒ빅히트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19 빌보드 뮤직 어워즈(BMA)'에서 K팝 최초로 '톱 듀오·그룹' 부문을 따낸 것은 의미가 적잖다. 방탄소년단이 팬덤 위주의 마니악한 팀을 너머 세계 최대 팝 시장의 메인 스트림 가수라는 사실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이 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이 시상식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하는 것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이날 수상으로 3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받았은데, 트위터·유튜브 강자인 방탄소년단의 소셜 미디어 영향력은 세계 정상급이다. 4월30일 빌보드가 발표한 5월4일자 차트에 따르면, '소셜 50'에서 통산 124번째, 94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최장기 연속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인기상보다 음악성을 중시하는 본상 격인 '톱 듀오·그룹' 부문의 수상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심스러웠다. 방탄소년단의 앨범이 음악적 완성도가 높지만, 한국어 앨범이라는 불리한 점이 있고 무엇보다 후보들이 쟁쟁했다. 머룬5, 이매진 드래건스, 패닉 앳 더 디스코, 댄&셰이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이다. 이 중 한국에서도 마니아 팬덤을 거느린 머룬5의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방탄소년단이 이 부문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방탄소년단이 '2019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부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방탄소년단이 '2019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부르고 있다.
'톱 듀오·그룹' 부문 수상자를 호명하자 객석에 앉아 있던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놀라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팀 지명도보다 음악적인 역량을 높이 평가 받는 '톱 듀오·그룹' 부문까지 차지, 인기와 실력 모두 나무랄 데 없는 팀으로 인정받게 됐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는 그래미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등과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통한다. 올해는 작년 3월23일부터 올해 3월7일까지 앨범과 디지털 음원 판매량, 라디오 방송 횟수, 스트리밍, 공연과 소셜 참여 지수 등을 집계, 차트 기록을 토대로 후보자를 선정했다. 이 기간 방탄소년단은 빌보드의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두 차례 정상을 밟았다.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방탄소년단(BTS)이 1일(현지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2019 빌보드 뮤직어워드(BBMA)에서 톱소셜아티스트 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톱소셜아티스트 부문은 지난 1년간 음반 판매량, 스트리밍, 소셜 데이터 지수, 팬 투표를 합산해 수상자를 정한다. 2019.05.02.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방탄소년단(BTS)이 1일(현지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2019 빌보드 뮤직어워드(BBMA)에서 톱소셜아티스트 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톱소셜아티스트 부문은 지난 1년간 음반 판매량, 스트리밍, 소셜 데이터 지수, 팬 투표를 합산해 수상자를 정한다. 2019.05.02.
방탄소년단은 '톱 듀오·그룹' 부문 수상 소감에서 "(팬클럽인) 아미(ARMY) 감사하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가  공유한 '작은 것들' 덕분이다. 이것은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힘이다. 우리는 여전히 6년 전 그 소년들이다. 그때와 같은 꿈을 꾸고, 같은 두려움과 생각들을 갖고 있다. 계속해서 함께 최고의 꿈을 꾸자"고 밝혔다.

 세계 팝 시장의 본토에서 음악성을 인정받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마니아 위주의 팬덤으로 주목 받는 팀이 아니라, 메인 스트림 시장에서 음악적 완성도로 평가 받는 팀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팬 투표로 결정되는 소셜 부문이 아니라 주요 음악 부문을 수상한 데에 큰 의의가 있다"면서 "미국 주류 내 방탄소년단에 대한 인정이 점점 두터워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평가했다.

방탄소년단은 시상식을 마치고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오늘 이렇게 뜻깊은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정말 믿기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아미와 이 자리에 함께 있는 멤버들에게 모두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많은 분들의 함성과 응원으로 최선을 다해 무대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앞으로 시작되는 스타디움 투어에서 멋있는 무대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과제도 있다. 이 평론가는 "이번 주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서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지난 주 8위에서 40위로 32계단 하락했다"면서 "한국어가 가지는 핸디캡, 좀 더 완성도 높은 음악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방탄소년단&마돈나 ⓒ방탄소년단 트위터
방탄소년단&마돈나 ⓒ방탄소년단 트위터
방탄소년단은 이날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의 타이틀곡인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공연했다. 이 곡의 피처링에 참여한 미국 팝스타 할시(25)와 처음으로 무대에서 이 노래를 들려줬다.

방탄소년단은 힘 있는 퍼포먼스는 물론, 할시와 여유 있는 라이브로 시상식장을 채운 팬들과 팝스타들의 환호를 받았다.

빅히트는 "객석에서는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떼창과 함께 무대가 끝나고 엄청난 함성과 기립박수를 보냈다"고 전했다.

 이날 퍼포먼스 15팀 중 14번째로 공연했다. 마돈나, 머라이어 캐리 등 걸출한 팝스타들 무대 뒤를 꾸몄다. 피날레를 장식한 폴라 압둘 바로 앞 무대였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시상식에서 만난 마돈나와 함께 찍은 기념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의 모든 곡을 분석한 'BTS: 더 리뷰'를 지은 김영대 음악평론가는 소셜 미디어에 "한국 대중음악이 K팝이라는 이름으로 세계로 뻗어 나간 이래 미국 팝의 주류시장 중심부에서 그 성과를 공인받은 역사적인 순간이다. 한국 그룹이 한국어로 된 음악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새로운 전기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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