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별도 공수처법'에 반대파는 "사보임 철회부터"

기사등록 2019/04/29 17:16:48

'사보임' 권은희 대표 발의로 별도 공수처법 제안

오신환 "받아들인 적 없다" 사보임 철회 재차 요구

"당이 상처받은 것 돌려놓고 다시 화합으로 가야"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0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4.29.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0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9일 별도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을 발의해 여야 4당의 합의안을 동시에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하며 사실상 패스트트랙 반대파 의원들의 요구인 '사보임 철회'는 거부했다.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 '강제 사보임' 논란으로 인한 당 내홍에 패스트트랙 처리가 불투명해질 위기에 처하자 승부수를 띄운 셈이지만, 당내 갈등 봉합은 요원해보인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른미래당 공수처법안을 권은희 의원이 대표 발의할 예정"이라며 기존에 사개특위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이미 상정된 여야 4당의 합의 법안에 더해 사개특위에서 사임된 권은희 의원 이름으로 대표 발의되는 법안까지 동시에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또 "(더불어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오신환·권은희 의원에게는 패스트트랙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배수진을 쳤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지난주 여야 4당이 합의한 공수처안에 이견을 보이는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잇달아 사개특위에서 사임시켰다. 이에 당내 반발이 거세졌고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들인 김동철·김성식 의원마저 비판하는 입장을 보이자 패스트트랙 처리에 빨간 불이 켜지게 됐다.

김 원내대표는 주말 동안 오 의원과 권 의원을 비롯한 당내 의원들 설득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민주당이 해당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권은희 의원은 사보임 문제를 양해하겠다고 했으며, 정개특위 위원들도 동의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4.2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4.29. [email protected]
민주당이 중재안 수용 의사를 밝히며 패스트트랙 지정 가능성은 붙잡아둔 셈이지만, 찬성파와 반대파로 쪼개진 당내 갈등 봉합은 요원해 보인다. 패스트트랙 반대파 의원들의 요구인 '사보임 철회'는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으며 반발이 더 거세지고 있는 탓이다.

즉각 당사자인 오신환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저는 (별도 발의)하는 것은 별개 문제이고 김관영 원내대표의 또 다른 제안일 뿐이지 제가 동의하거나 양해한 적은 한 번도 없다"라며 반발했다.

그는 "김 원내대표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저를 다시 사개특위에 원상복귀시키고 법안심사권과 의회민주주의 말살한 그 부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지금 상황이 홀딩돼있는 것이다. 김관영 원내대표의 사보임 철회만이 해결책이다"라고 사개특위 원대 복귀를 거듭 촉구했다. 

하태경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제 사보임 철회'를 이행하라고 촉구하며 "민주당 공수처 법안과 권은희 법안은 근본적으로 충돌하는 내용이 있는데 이 두 법안을 동시에 '패트' 올려달라고 했다. 정말 기형적이고 엽기적인 궤변"이라고 일갈했다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내 안철수계 의원들도 '사보임을 철회해야 한다'라는 기존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사보임 반대에 서명한 안철수계 의원들은 이태규·이동섭·신용현·김삼화·김중로 의원 등이다.

안철수계 한 의원은 통화에서 "중재를 하더라도 사보임은 원래대로 돌려야 한다. 5명이 똑같은 마음이고 뭉쳐있다"라며 "당이 상처받은 것을 돌려놓고 다시 화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규 의원도 YTN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사보임 철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당 갈등과 불신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라며 "(당의) 최종 목적지가 어디로 흘러갈지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내다봤다.

김관영 원내대표의 '사보임 철회' 거부는 사실상 예견됐던 결과라는 해석들이 나온다.

여야 4당의 공수처법안에 '소신'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 오신환 의원이 사개특위에 복귀하면 반대표를 던질 게 분명하고, 이럴 경우 패스트트랙 지정은 무산된다.

패스트트랙 지정 여부를 떠나 그 과정에서 이미 지도부 리더십이 크게 타격을 입은 만큼 당내 반대파 의원들은 '지도부 사퇴'를 더욱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태규 의원은 "근본적인 갈등 원인이 보궐선거 참패이고 총선 전망이 어두워서"라며 "당 지도부가 끌고 갈 능력이 없다면 사퇴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오신환 의원은 김 원내대표 불신임안 추진에 대한 질문에 "말도 안되는 '12대 11'이라는 표결로 지금 사태를 몰고 왔다. 그 책임이 결과적으로 본인에 부메랑이 될 것"이라며 "당헌 당규상 억지로 끌어내릴 방법은 없다. 본인이 알아서 판단하리라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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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별도 공수처법'에 반대파는 "사보임 철회부터"

기사등록 2019/04/29 17:16:4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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