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1,2차 세계대전의 폭격에서도 무사했던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대화재에 프랑스 국민들은 물론 전 세계가 탄식과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
약 800년의 세월의 버텨온 노트르담 대성당은 에펠탑와는 또다른 프랑스의 상징이다. 모든 프랑스 인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화재로 지붕과 첨탑이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본 프랑스 국민들은 탄식과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빅토르 위고의 걸작 '노트르담의 꼽추'를 비롯해 수많은 그림과 영화, 사진 등을 통해 노트르담 대성당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알고 있는 전 세계인들의 심정도 마찬가지이다.
파리 시내 시테 섬 동쪽에 자리잡고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1100년대 중반에 건축공사가 시작해 약 200년뒤인 1345년에 완공됐다. 유럽 고딕양식을 대표하는 건축물 중 하나이며, 일명 장미창이라고 불리는 대성당 파사드(정면)의 화려한 스테인드글래스 역시 유명하다. 대성당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이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오랜 역사 동안 여러차례 피해를 입었다. 1500년대 중반 위그노로 불리는 개신교 신자들이 대성당 성상들을 우상숭배로 여겨 파괴했고, 1789년 대혁명이 일어난 후 가톨릭 특권층에 대한 반감 때문에 일부 훼손되기도 했다. 하지만 1871년 파리코뮌 때는 시민혁명군이 대성당을 지켜내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다.
2차세계대전 때에는 독일 전투기가 투하한 폭탄이 대성당 뒷편에 떨어져 일부 파괴되기는 했지만, 종전 후 철저한 고증을 거쳐 복원됐다.
2차세계대전 때 노트르담 대성당이 비교적 무사했던 이유는 독일 나치 역시 그 가치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가 프랑스 점령에 성공한 후 파리를 직접 방문해 문화재들을 둘러보며 감탄했던 일은 유명한 일화이다. 당시 히틀러는 보좌관들에 "파리를 보는 것은 내 일생의 꿈이었다. 그것을 이뤄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BBC는 15일(현지시간) 노트르담 대성당은 단순히 유럽의 유명 관광지 중 한 곳이 아니라, 800여년동안 연 2000번 이상의 미사가 행해지는 종교시설로서 지금도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특정 종교의 시설을 넘어서서 프랑스 그 자체이자, 인류 모두의 유산이라고 평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불길에 휩싸인 대성당의 모습을 눈물과 탄식 속에서 지켜보고 있으며, 가톨릭 신자이건 아니건 간에 이번 화재에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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