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15일 이사회 개최...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
금호고속, 금호산업, 금호리조트 등 3개 계열사만 남아
한때 재계 7위...아시아나항공 매각시 60위권 아래로
그룹 전체 위기는 피했지만...재계 영향력은 '급감'
【서울=뉴시스】이종희 기자 =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키로 결정함에 따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의 향후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이번 매각 결정으로 그룹 전체 유동성 위기는 피하게 됐지만 재계에서 미치는 영향력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당분간 그룹 내 위기를 진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5일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전체 연간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에어부산(보유 지분율 44.2%), 아시아나IDT(76.2%),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개발(100%), 에어서울(100%)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전체 지분의 33.47%를 갖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매각 주간사 선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적법한 매각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불거진 아시아나항공의 2018 감사보고서 한정 사태와 관련,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책임을 지고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결국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피하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완료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 금호산업, 금호리조트 등 3개 계열사만 남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을 떼어내면 그룹의 재계 순위 추락도 불가피하다. 지난해 금호아시아나그룹 별도기준 매출액은 9조7329억원이다. 이 가운데 아시아나 항공이 기록한 별도기준 매출액은 6조2012억원으로 63.7%를 차지한다.
자산 규모도 축소된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자산은 6조9250억원으로 그룹 총자산 11조4894억원의 60%를 차지했다. 사실상 그룹이 3분의 1 규모로 쪼그라드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자회사가 함께 매각될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전체 매출에서 70% 이상이 빠질 수 있다.
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산 규모는 4조원대로 추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재계 60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통해 금호그룹의 자구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5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이 성사될 것으로 보여 그룹 전체로 향햐던 유동성 위기는 타개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공개한 자구계획안 요약자료에 따르면 금호그룹은 박삼구 전 회장,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보유지분 119만7498주(42.7%)와 박삼구 전 회장 배우자와 장녀 금호고속 보유지분 13만3990주(4.8%)를 담보로 내놓는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항공 지분 6868만8063주(33.5%)도 제공한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매각을 결정하면서 그룹과 아시아나항공 모두가 각자 살길을 찾아 갔다고 본다. 앞으로 그룹 내부를 단속하고 유동성 위기 탈피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로 인해 중견그룹 정도로 회사 규모가 축소됐다. 재계에서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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