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속 블랙홀 포착, 韓연구진 관측·데이터분석 힘 보탰다

기사등록 2019/04/11 13:42:26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 8명 EHT 프로젝트 참여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등 관측 결과도 활용

손봉원 "EHT 관측에 韓 기여도 더욱 높아질 것"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한국천문연구원 정태현 박사가 11일 서울 중구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사건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를 통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관측·촬영한 처녀자리 은하 중심의 M87 블랙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 한국천문연구원 소속 연구자 8인이 동아시아관측소 산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과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의 협력 구성원으로 EHT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19.04.1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한국천문연구원 정태현 박사가 11일 서울 중구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사건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를 통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관측·촬영한 처녀자리 은하 중심의 M87 블랙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 한국천문연구원 소속 연구자 8인이 동아시아관측소 산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과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의 협력 구성원으로 EHT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19.04.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블랙홀 관측에 성공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도 관측과 데이터 분석에 힘을 보탠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정태현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사건지평선망원경(EHT) 결과 발표에 따른 언론설명회에서 "전세계 13개 기관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4개 기관이 참여 기관으로 협력했다"며 "국내 연구진들이 실제 관측을 비롯해 데이터 분석 등에 적극 참여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협력에 기반한 8개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한 사건지평선망원경(EHT)에는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북미와 남미로부터 모인 200명이 넘는 연구자들이 소속돼 있다. EHT는 처녀자리 은하단의 중앙에 위치한 거대은하 M87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을 관측했다.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5천 500만 광년 떨어져 있으며 무게는 태양 질량의 65억 배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한국천문연구원 소속 연구진 등 8명이 동아시아관측소(EAO) 산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JCMT)과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ALMA)의 협력 구성원으로 EHT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한국이 운영하고 있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EAVN)의 관측 결과도 연구에 활용됐다.

국내 참여기관은 천문연,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서울대, 연세대 등 4곳이다. 천문연에서는 김종수 전파청문본부장, 변도영 책임연구원, 이상성 책임연구원, 정태현(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 손봉원 박사(연세대 겸임교수), 조일제 연구원(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학생), 광야오 자오 연구원, 사야 트리페 서울대 교수가 참여했다.

외국 기관에서는 김재영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연구소 박사와 김준한 미국 애리조나 대학 박사가 참여했다.
 
 손봉원 박사는 "이번 결과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대한 궁극적인 증명이며, 그간 가정했던 블랙홀을 실제 관측해 연구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향후 EHT의 관측에 한국의 기여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터 분석에 참여한 조일제 연구원은 "여러 망원경 관측 자료를 동기화해야 해야 한다. 오류보다는 불확실성 제거 작업을 많이 했다"며 "자료 자체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검증 작업에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미지가 자료의 불확실성 때문에 만들어질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팀을 나눠서 이미지를 만들고, 서로 사전에 정보를 교환하지 않았다"며 "각자 팀에서 만든 이미지가 일치하는지 확인 후 공동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관측에 참여한 김준한 박사는 "2017년에는 애리조나에서 관측을 맡았다. 10일 간의 관측 기간 동안 인터넷에 접속해 관측 상황을 보고 받고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는 식으로 진행했다"며 "전파 수신 장비마다 특성이 달라 남극망은 관측 시스템을 처음부터 개발했으며, 2018년에만 4번 갔다"고 소개했다.

한편 국내 연구진은 우리 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형 블랙홀 '궁수자리 A*’(Sgr A*)' 이미지 관측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정태현 박사는 "조일제 연구원과 김재영 박사, 자오 박사 등이 한일 우주전파 관측망을 이용해 우리 은하 중심의 블랙홀 연구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에는 한국도 블랙홀 관측에 참여하는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천문연이 운영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은 서울 연세대, 울산 울산대, 제주 탐라대에 설치된 21m 전파망원경 3기로 구성된 VLBI 관측망이다. 망원경의 거리는 305km~478km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밀리미터 영역의 4개 주파수 전파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다.

손봉원 박사는 "한국천문연구원이 서울의 전파망원경을 관측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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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9/04/11 13:42:2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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