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극우정당 연합…"20세기 망령" 우려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유럽연합(EU)의 입법부 격인 유럽의회 선거가 오는 5월23일 예정된 가운데, 극우정당들이 연대에 나서면서 유럽의 정치지형이 변화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반난민' 이슈를 앞세워 존재감을 키워온 극우정당이 유럽의회에서도 득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정당과 포퓰리즘 정당들이 의석 3분의 1을 차지할 수 있다고 최근 여론조사를 인용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 극우 성향의 정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는 이날 독일, 핀란드, 덴마크의 극우정당 대표들과 만나 '유럽대중국가연합(European Alliance of People and Nations; EAPN)'을 결성하기로 했다.

EAPN은 불법이주를 끝내고 유럽의 국경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EU 국가의 정치적 주권 회복과 이른바 '유럽 문화'의 보호를 의제로 내세운다.

살비니 부총리는 유럽의 반이민 축을 형성하고 싶어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EAPN이 극우주의자 집단이라는 평가에 반발하며 극우주의자보다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대륙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0개월 동안 내무장관으로 일해본 결과,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의 첫번째 위험은 이슬람 극단주의, 이슬람 광신주의, 이슬람 테러리즘"이라고 강조했다. 

미 시사전문지 애틀랜틱은 EAPN이 강한 정치 세력으로 자리 잡을 지는 미지수지만 유럽 정치의 새로운 장이 시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매체는 "EAPN 결성 행사가 이미 진부한 슬로건을 쏟아낸 형식적인 행사였는지 20세기 유럽 암흑 시기의 망령이 되살아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유럽의회 구성의 변화를 의미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매체는 EAPN의 조직력은 느슨한 단계로 아직 경제를 포함한 다방면에서 통일된 목소리를 내고 있진 못하다고 지적했다.

외르크 모이텐 '독일을 위한 대안'(AfD) 대표는 EU의 통일된 무역 정책과 공동 시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살비니 부총리는 동맹이 더 많은 힘을 얻게 된다면 무역, 세금, 관광 등 당의 핵심 문제에 자문할 수 있는 위원들을 지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EAPN이 마린 르펜이 이끄는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전 국민전선)과 함께 그룹을 대표한다고 했지만 정작 르펜은 회동에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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